◎한보1차 유찰… 매각 장기화 할듯/진로부도유예 연장 각서가 걸림돌/우성한일과 협상결렬… 인수 원점에/대농주식 미제출… 지원지연/건영6차공매 실패… 수계추진부실업체의 처리가 여의치 않아 금융계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8일 실시된 한보철강의 1차 공개입찰은 신청자가 없어 자동유찰됐고 부도유예업체로 지정된 진로·대농의 경우 자구계획이 예상보다 늦어져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또 우성건설은 당초 인수자로 결정된 한일그룹이 인수조건 문제로 마찰을 빚자 제일은행이 제3의 인수자를 물색키로 하는 등 인수자 선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법정관리 상태에 있거나 부도유예기업으로 선정된 한보·진로·대농·우성·건영·한신공영의 자구노력 및 향후 처리방향을 재점검한다.
◇한보철강=지난 8일 1차 공개입찰 때 신청업체가 없어 자동유찰되면서 한보철강 매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2차 공개입찰도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으로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19개 인수대상업체가 모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고로방식 허용 등 인수조건이 변경되지 않는다면 조기 매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그룹의 한보철강 인수 가능성 발언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진로그룹=진로그룹 6개 계열사에 대한 채권단의 채권유예기간 종료가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진로그룹은 지난 9일 부도방지협약 적용대상인 6개 계열사를 제외한 12개 계열사를 매각키로 하고 11일 진로하이리빙, 진로엔지니어링, 진로쿠어스 소속 농구단을 각각 22억원, 20억원, 2백억원에 매각했다. 이같은 노력과는 달리 주력사인 (주)진로, 진로종합식품, 진로인더스트리 등 3개 계열사에 대해서는 주거래은행에 경영권 포기각서를 제출하지 않아 긴급자금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농=부도유예협약 대상으로 지정된 지 한달반을 넘기고 있는 대농그룹은 지난 6월2일부터 한국신용정보(주)로부터 대농·미도파·대농중공업·메트로프로덕트 등 협약대상 4개사에 대한 기업평가작업을 받고 있다.
대농그룹은 부도유예협약 대상 4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17개 계열사를 매각키로 하고 대농창업투자는 종근당, 노원케이블TV는 (주)건인, 대농유화는 (주)용산, 미도파푸드시스템은 대한종금, 미도파개발은 보성, 반월기계공장은 벨난 등에 팔았으며 나머지 계열사들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농그룹은 지난달말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에 주식포기각서를 제출했으나 주식실물을 아직 제출하지 않아 1백59억원(대농 57억원, 미도파 1백2억원)의 긴급자금 지원이 늦어지고 있다.
◇한신공영=올 5월30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6월12일 법원으로부터 회사재산보전처분 결정이 내려져 모든 채권·채무가 동결된 상태다. 현재 전문평가단을 구성해 자산·부채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2∼3개월 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성건설=채권금융단이 기존에 인수계약을 체결한 한일그룹을 배제하고 제3자인수에 나설 전망이다. 우성건설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은 최근 채권금융기관에 공문을 보내 우성건설 제3자인수 추진과 이 과정에서 한일그룹을 배제할 것인가에 대한 회답을 15일까지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따라 한일그룹이 지난 4월 합의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15일로 예정된 채권금융기관회의에서 제3자인수 대상업체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그룹은 우성건설이 갱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정관리가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건영=지난해 8월26일 법원으로부터 회사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받고 모든 채권·채무가 동결된 건영은 그동안 6차례에 걸친 공매가 실패로 돌아가자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금융단이 주장하는 부실채권 평가액(2천억원)과 입찰참가자들이 보는 평가액(5천억원)간에 워낙 차이가 커 매각이 여의치 않은 상태다.
건영의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은 이달 중순 채권단회의를 열어 자구노력 차원에서 SBS 주식(신용평가기관 평가액 5백21억원), 신세기이동통신 주식(13만주 42억원), 유명산골프장(1백54억원), 중지도 땅(서울시 수용보상가액 2백억원), 강원도 고성 콘도부지(60억원) 등 건영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발표할 예정이다.<이기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