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적자를 내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KT 공중전화기가 수익창출은 커녕 올해엔 오히려 40억원 가량의 비용부담을 추가로 안겨줄 전망이다.
17일 KT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40년만에 10원짜리 동전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방향으로 규격을 바꾸기로 결정함에 따라 10원짜리 동전을 사용하는 공중전화기 부품교체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비용부담이 약 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KT가 전국에 보급하고 있는 공중전화기는 모두 27만여대. 이중 동전을 사용하는 전화기는 18만5천여대로 KT가 직접 운영하는 전화기는 4만5천대이고 나머지 14만여대는 식당 등에서 자급제로 운영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10원짜리 동전규격이 달라지면 공중 전화기를 모두 교체할 필요는 없지만 동전투입구에 부착된 동전 인식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면서 "과거 50원짜리동전 규격이 바뀌었을 때를 감안하면 부품교체 비용은 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KT가 직접 운영하는 4만5천대의 부품교체 비용만을 산출했을 때 40억원 가량이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식당 등에서 운영되는 14만여대의 부품 교체비용은 별도다.
KT는 2004년 공중전화 사업에서 매출 840억원에 736억원의 적자를 냈다. 정부로부터 적자분의 60%가량인 447억원을 보편적 서비스 명목의 손실보전금으로 받았지만 나머지 40%에 해당하는 289억원을 고스란히 적자로 떠안았다.
이에 따라 KT 일각에서 10원짜리 동전규격 변경을 계기로 공중전화의 요금체계를 100원 단위로 변경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현행 1통화(3분)당 70원인 공중전화 요금체계를 바꿔서 요금단위를 100원으로 하되 통화시간을 약간 늘려주는 쪽으로 변경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들에게 큰 손해를 주지 않고도 KT는 10원짜리 동전규격 변경에 따른 전화기 부품교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KT의 수입에도 다소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