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혁 (주)TLG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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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길감자탕 매장 내부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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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계속 했으면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었겠죠. 하지만 평소 해보고 싶었던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겁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업체 TLG(The Life Gallery) 이준혁(44ㆍ사진)대표는 2004년까지만해도 잘 나가던 샐러리맨이었다.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하고 서울하얏트호텔 웨이터보조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경주현대호텔을 거쳐 지난 94년 삼성에버랜드에 입사해 10년만에 식음팀장(부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캐리비안베이와 인천국제공항 레스토랑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면서 남다른 추진력을 발휘해 직장인의 ‘별’이라는 임원은 ‘떼어논 당상’이었다.
에버랜드 지식인상, 판매왕, 영업왕은 대부분 그의 차지일 정도로 넘치는 아이디어와 혁신성은 오히려 이 대표의 출세가도에 발목을 잡았다. 부장급이면서도 억대 연봉을 받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던 그는 테마파크의 성격에 맞는 식품 위주로 매장 구성을 개편하려다 회사 내외부로부터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이 대표는 자신의 역할에 한계를 느끼고 퇴사를 결심했다. 평소 멘토처럼 따르던 CEO가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자 그는 곧바로 사표를 냈다.
“특별한 대책도 없이 막상 40대 초반에 실직자가 되니까 막막하더군요. 하지만 호텔 웨이터 보조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 대기업 부장에까지 올랐는데 못할 게 뭐가 있겠느냐는 자신감은 있었습니다.”
20년 가까이 호텔ㆍ서비스업에 몸담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의 이력은 자연스레 외식사업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했다. 외식업에 진출하려는 기업체로부터 CEO 자리를 제의받으면서 이 대표는 평소 자신이 가졌던 생각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 대표는 회사를 맡자마자 기존 외식 브랜드를 인수하는 한편 해외 브랜드 수입, 신규 브랜드 개발을 동시에 추진했다. 서울 신내동, 고척동 등지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동감자탕’을 인수해 ‘한동길감자탕’(www.handonggil.com)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18가지 한방약재와 허브, 약초 등이 들어간 한방감자탕으로, 60평 남짓한 매장에서 월 2억원이라는 놀라운 매출을 올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동길감자탕은 BI 교체뿐 아니라 매장 인테리어, 메뉴 구성 등을 거쳐 내달 강남 뱅뱅사거리 인근에 직영점을 오픈한다.
“1900년대 초 인천지역에서 감자탕을 만들어 유행시킨 한의사 출신의 사업가 한동길에서 유래한 브랜드입니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음식을 먹고 나가면서 박수를 칠 정도로 뛰어난 맛을 자랑하죠. 매장 인테리어를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 시대의 사진으로 꾸며 전통음식을 즐기면서 역사도 생각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탈리아 피자 브랜드 ‘코노피자(Kono Pizza)’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10월 중으로 강남역에 안테나숍을 오픈한다. 코노피자는 콘 모양의 피자로 야채, 해산물 위주로 속재료를 구성한 웰빙 피자. 전세계 12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이 대표는 멀티 플렉스 영화관이나 테마파크 등을 집중 공략할 생각이다.
토종 브랜드로 중국시장도 노크한다. 2년여에 걸쳐 커피ㆍ스낵전문점 브랜드 ‘六福球’를 개발하고 올해 안으로 상하이에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육복구는 중저가 커피와 음료와 함께 자체 개발한 샌드볼(sand ball)과 피자 등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이미 10호점까지 입지 선정을 끝낸 상태다. 샌드볼은 빵속에 치킨, 불고기, 소시지 등의 재료를 넣어 마치 럭비공처럼 찍어낸 스낵메뉴.
이 대표는 “중저가이지만 미국식 고급 인테리어를 갖춰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을 고려했다”면서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중국인 직원들은 현지에 진출한 일본 서비스 교육업체로부터 서비스 교육을 받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저히 준비한 만큼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을 확신한다는 이 대표는 한동길감자탕으로 일본에 진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02) 3454-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