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도 거시경제정책을 성장률 5%, 물가상승률 4%, 실업률 3% 내외의 「5·4·3체제」로 운용할 계획이다.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이 경상수지적자의 조기해소를 주문하며 강력한 긴축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환율상승과 통화증발로 물가상승의 우려는 높아져 자칫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민간연구소들은 경기위축과 기업들의 대량감원이 현실화되면서 역으로 「3·4·5체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정경제원 고위관계자는 27일 『앞으로 경제운용계획을 긴축기조로 가져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성장잠재력과 실업문제 등을 감안할 때 4%초반으로 떨어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분간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다만 환율상승 등을 감안할 때 물가상승률을 3%선으로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내년에는 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이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실업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실업이 증가할 경우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3%를 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경원은 내년도 우리 경제를 국내총생산(GDP)증가율 4.5∼5.5%, 물가상승률 3.5∼4.5%, 실업률 3%내외로 운용키로 방침을 정하고 이를 IMF협의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버트 나이스 IMF 아태국장을 단장으로 한 IMF협의단과 강만수 재경원차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대책반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거시, 재정, 대외, 산업 4개 분야로 나눠 협상을 벌였다.
이날 협상에서 IMF측은 경상적자 축소에 초점을 맞춰 우리 정부가 강력한 재정긴축을 포함, 보다 강도높은 긴축정책을 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성장률, 물가, 실업률이 각 4%내외가 되는 「4·4·4체제」가 될 가능성도 높다.
뿐만 아니라 환율급등에 통화증발이 겹치면서 물가에 비상이 걸린 상태여서 성장률은 3%선으로 떨어지고 물가는 5%이상으로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우려돼 정부의 신중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현재 연초대비 24.2%가 올랐다. 더욱이 금리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통화를 대량 방출하고 있기 때문에 통화량 증대에 따른 물가상승요인까지 겹치면서 물가상승 압력은 훨씬 커질 전망이다.<김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