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건조 중인 항공모함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사실이라면 놀라운 일이다. 무엇보다 기술습득과 전력증강 속도가 매우 빠르다. 러시아가 돈이 없어 건조를 중단한 바라크호를 1998년 사들여 14년에 걸친 개보수 작업 끝에 지난해 9월 라오닝호라는 함명으로 취역시킨지 얼마 지났다고 두 번째 항공모함을 건조 중이라니!
△항공모함은 돈 덩어리다. 미국이 건조 중인 포드급의 초도 건조비용은 120억달러에 이른다. 항공모함에 탑재기, 구축함과 상륙함, 잠수함 등이 딸린 미 해군 항모전단 1개의 획득과 유지비용을 합치면 우리나라 국방비를 웃돈다. 웬만한 국가 이상의 전력을 지닌 항모전단을 미국은 줄여서 10개를 운용 중이다. 세계총생산(WGDP)에 대한 점유비가 21% 정도인 미국이 전세계 국방비의 절반가량을 지출하는 이유도 이런 전력을 유지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탓이다.
△중국의 항모는 미국의 초대형 항모에 비할 바가 아니다. 크기는 3분의2에 못 미치고 탑재항공기는 절반을 약간 웃도는 정도다. 추진기관도 원자력과 통상동력으로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항모 도입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대만과의 양안 분쟁시 미 항모전단에 밀리지 않겠다는 속내와 대양 투사력 때문이다. 중국의 항모가 속속 도입돼 세계의 바다를 누빈다면 거대한 보선(寶船)을 앞세운 정화함대의 원정 이후 근 600년 만에 역사가 되풀이되는 셈이다.
△항공모함의 가능성이 처음 타진된 시기는 1903년 10월. 미국인 발명가이자 탐험가인 새뮤얼 랭글리의 실험이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보다 2개월 이르다. 랭글리의 실패는 모선과 비행기의 성능과 신뢰성 결여 탓. 중국 항모에 탑재될 함재기의 성능 역시 떨어진다. 하지만 발전속도를 감안하면 순식간에 서방수준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다. 잠재적 안보위협도 그만큼 커졌다. 그렇다고 비싼 항모를 도입하기도 유지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일본마저 유사시 경항모로 전용할 수 있는 신형함을 배치하고 있건만 대응책이 쉽지 않다. 바다의 저격수격인 잠수함 전력 증강이 대안이라는 논의가 활발했지만 이마저 시들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