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황금알 낳는 거위' 탈바꿈

부실사태 벗어나 영업 호조로 대규모 흑자
신한 7,000억·삼성 1,000억원대 배당키로


신용카드사들이 영업 호조에 따른 대규모 흑자 및 배당을 통해 ‘미운 오리새끼’에서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하고 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7,008억원, 삼성카드는 1,172억원을 배당하기로 했고 비씨카드는 조만간 배당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형 카드사들은 지난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조 단위의 적자를 내다가 2005년 2ㆍ4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서면서 누적 적자를 메우다 지난해부터는 배당여력까지 확보했다. 특히 신한카드의 배당금 총액은 신한은행의 배당총액(4,065억원)보다도 무려 3,000억원이나 많다. 신한카드가 대규모 배당이 가능했던 것은 영업이익도 많았지만 법인세 이연효과와 상각채권 회수이익을 비롯한 영업외이익이 각각 4,000억원으로 모두 8,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대규모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내부에 쌓아둘 경우 자본금 규모가 너무 커지면서 자본의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대규모 배당을 결정했다. 신한카드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신한카드의 자산 대비 자기자본이 25~30%로 적정 수준(15~20%)을 크게 웃돌아 배당을 통해 과잉자본을 줄이기로 했다”며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를 인수하느라 차입금을 포함, 모두 8조원을 투자했는데 신한카드의 배당금 가운데 상당액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된 LG카드는 2003년 5조5,988억원의 손실을 낸 후 4년 만에 배당을 하게 됐다. 지난해 상장한 삼성카드도 주당 1,000원, 총 1,172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의했다. 삼성카드는 2002년 5,536억원의 흑자를 내고 2003년에 주당 1,250원, 572억원을 배당했다. 그러나 2003년 1조2,980억원, 2004년 1조1,000억원의 적자를 냈고 2005년 2ㆍ4분기 흑자로 돌아선 후 2006년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내면서 5년 만에 배당을 하게 됐다. 비씨카드는 2005년 52억원, 2006년 44억원을 배당했고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의 경우 누적 적자가 남아 있어 올해는 배당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용카드 업계는 내년도에는 카드사들의 배당 규모가 줄어들지만 배당을 실시하는 업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ㆍ롯데 등 다른 카드사들도 이익이 꾸준히 늘어 배당여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카드사태 후유증을 회복한 후 완전히 정상궤도에 접어들었다”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큰 이익은 못 내겠지만 어느 정도의 이익수준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배당을 하는 카드사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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