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Watch] 영화데이트도 극과 극

7000원 vs 24만원 시네마천국의 그늘
와인향 맡으며 우아하게… VIP 시네마 커플
1,000원이라도 아끼자… 눈물겨운 알뜰족




프리미엄관 30석 정도로 제한… 소파 값만 800만~1,000만원…
호텔 수석 셰프가 요리도 해줘
"쾌적한 느낌 가치있다" 호응에 "위화감만 조성" 부정적 의견도






L커플은 주로 서울 강남권에서 데이트를 한다. 영화를 볼 때면 일반석에서만 상영하는 영화를 제외하고는 주로 프리미엄석을 이용한다. 2인용 소파를 널찍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석은 1인당 1만5,000원이다. 둘이 함께 보면 3만원이다. VIP라운지가 있고 커피ㆍ주스ㆍ탄산음료 등이 두 잔 제공되는 프리미엄관은 1인당 3만원이다. 역시 함께 이용하면 6만원이다. 4DX를 관람할 경우 일반상영관에서는 1인당 1만8,000원이지만 L커플이 주로 이용하는 강남 프리미엄관은 1인당 관람료가 2만1,000원이다. L커플은 식사가 제공되는 극장에서 만나가도 하는데 이곳의 이용료는 7만9,000원~12만원 수준이다. 둘이면 최대 24만원이다. 식사는 대부분 연어ㆍ스테이크 등 코스 요리다. L커플은 "만만한 가격은 아니지만 쾌적하고 사적인 공간이 확보돼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알뜰족' E커플은 영화보기만큼 저렴한 데이트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둘이서 7,000원에 영화를 보기도 한다는 이 커플의 비결은 눈물겹다. 조조는 5,000원으로 함께 보면 1만원이다. 그런데 제휴카드 혜택을 받으면 7,000원에 영화를 보기도 한다. 단 둘이 7,000원에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일들도 있다. 주말조조로 선택하는 영화는 대개 예술영화ㆍ저예산영화 등 다양성 영화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다양성 영화는 프라임타임에 거의 상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브랜드의 멀티플렉스라도 모든 지점에서 다양성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 커플은 얼마 전 지하철로 1시간은 걸리는 극장을 찾아가 조조로 '희귀한' 영화를 봤다. E씨는 "아무리 보고 싶은 영화를 싸게 보더라도 못할 짓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알뜰 커플도 관람료로 36,000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4DX를 관람하는 경우다. 이들은 "요즘 3D나 4DX 개봉영화가 부쩍 많아져 고민에 빠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지난달 25일 롯데시네마 일부 지점이 주말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올려 1만원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이제 국내 3대 멀티플렉스의 주말 관람료는 모두 1만원이 됐다. 그나마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여가인 영화 관람료마저 1만원이 되자 울상을 짓는 관객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극장의 프리미엄관 운영 방식을 보면 일부 관객들에게 1,000원 인상은 그리 큰 부담은 아닌 것 같다.

기자는 주말에 주로 영화를 보며 데이트하는 두 커플을 만나봤다. 이 두 커플의 극장 데이트 비용은 최고 23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식사가 제공되는 프리미엄관을 주로 이용하는 커플은 최고 24만원을, 주말 조조를 이용하는 커플은 할인까지 받으면 1만원이 채 안 되는 관람 및 이용료를 각각 지출하기 때문이다.

◇영화 프리미엄관, 얼마나 특별하길래=일반관과 프리미엄관의 차이는 좌석의 크기, 티케팅 방식, 좌석의 수, 그리고 서비스 내용이 결정한다.

프리미엄 좌석은 2인용 소파 크기다. 소파에는 관객의 편의를 위해 쿠션이 제공되기도 한다. 프리미엄 좌석의 배치는 영화관 지점별로 다르다. 일부 지점에서는 일반 좌석 바로 뒤에 배치하고 일부 지점에서는 1층에는 일반석, 2층에는 소수의 프리미엄 좌석을 배치한다. 또 프리미엄 좌석 중에는 일반 소파와는 달리 누울 수도 있는 침대 형식의 좌석도 있다. 극장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소파는 프랑스산으로 좌석 1개당 800만~1,000만원에 이른다"고 귀띔했다.

티케팅 방식은 멀티플렉스별ㆍ지점별 운영 방식이 다르다. 티케팅 창구가 따로 마련돼 있기도 하고 일반관과 같이 운영하기도 하며 전화로 예약을 할 수 있는 지점도 있다.

프리미엄관의 좌석은 대개 30석으로 소수만이 이용할 수 있다.

스크린과 음향 시스템도 일반관과 차이가 있다. 입체감 있는 사운드와 영상을 위해 공연장 음향 장비를 혼용한 시스템과 실크 스크린을 적용한다.

차별화된 서비스는 VIP 라운지, 음료수, 그리고 코스요리 식사 등이다. 이런 혜택이 있는 프리미엄관의 최저 이용료는 1인당 3만원. 최고 이용료는 12만원이다. 식사가 제공되는 프리미엄관은 특급호텔 출신의 수석 셰프가 프랑스 및 이탈리아식 코스 요리 등을 내놓는다.

◇"프리미엄관, 위화감 조성" VS "그만한 가치 있다"=멀티플렉스의 프리미엄관 운영 전략에 대해 관객들은 호불호가 분명히 나뉜다.

한 관객은 "그렇게 비싼 서비스가 있는 줄 몰랐다"며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극장의 자유이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여유가 있어서 그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겠지만 위화감과 거부감이 든다"며 씁쓸해했다. 또 다른 이는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것이 여자친구에게 알려질까봐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며 우울해 했다.

그러나 프리미엄관에 호의적인 관객은 "좌석도 편하고 무엇보다 쾌적하게 둘만 영화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즐기는데 그 가격이 그리 아깝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또 한 시민은 "어차피 비행기도 비즈니스석이 있고 이코노미석이 있지 않냐. 프리미엄관도 그런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극장의 관계자는 "이용 가격이 비싸지만 주말에는 30 좌석이 거의 만석이며 예약을 하지 않을 경우 그냥 돌아가는 고객들도 많다"며 "주로 강남 인근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지만 연인이나 특별한 이벤트를 위한 단체 손님들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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