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와 동떨어진 전통 경제이론의 오류

[화제의 책]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피트 런 지음, 흐름출판 펴냄)


전통 경제이론은 오랫 동안 불변의 진리처럼 받아들여졌다. 학창시절 한번쯤 들어본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은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 모두 경제학에 감쪽같이 속아왔다고 주장한다. 그것도 철저히 현혹된 탓에 경제학의 오류를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전직 BBC기자이자 경제학자인 저자는 지난해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경색과 같은 불확실한 현실을 기존의 경제학으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전통 경제학이 주장해오던 가설이 현대 사회에선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6가지 경제학의 대전제를 사례와 함께 비판한다. 선배 학자들은 인간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존재로 가정했지만 이는 지나치게 순진한 시각이라는 것. 인간에겐 '1+1=2'가 아니고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와 같은 단순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것.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꽃'이라 불리는 광고에 대해 저자는 전통 경제학자들과 생각을 달리한다. 기존 경제학의 전제대로라면 합리적인 인간은 절대 마케팅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연간 수십억 달러의 광고ㆍ판촉 비용을 투입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은 무조건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도 잘못된 전제다. 사람들은 이익보다는 오히려 손해를 보더라도 익숙한 것을 선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또 '조직은 합리적이다'라는 믿음은 조작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주고받는 게 서로 공평해야 합리적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조직은 구성원에게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하고 구성원들은 받는 만큼만 조직에 돌려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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