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거주자의 외화예금 규모가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소폭 감소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외화예금 규모는 511억달러로 전월 대비 15억8,000만달러(3%) 감소했다. 지난해 말 소폭 감소한 거주자 외화예금은 올 1월과 2월 반등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바 있다. 거주자는 국내에 주소를 둔 법인이나 6개월 이상 머무르는 내·외국인을 뜻한다.
거주자 외화예금이 감소한 것은 미국 달러화 예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3월 달러예금은 376억9,000만달러로 전월에 비해 19억9,000만달러(5%) 감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달러 강세를 예상한 개인의 달러예금이 일부 증가했으나 분기 말을 맞아 기업의 수입대금결제 및 외화채권 상환용 달러 인출이 크게 늘어나 전체적으로는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 위안화예금은 늘어났다. 3월 위안화예금은 78억9,000만달러로 2월의 76억2,000만달러에서 2억7,000만달러(3.5%) 늘었다. 전년 동기(1억8,000만달러) 대비 약 44배나 불어난 규모로 사상 최대치다.
이는 위안화예금이 원화예금보다 금리가 1%포인트 높은데다 환 헤지도 돼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위안화예금의 급팽창을 우려해 올 초부터 계속해온 위안화예금 억제 창구지도를 최근 해제해 앞으로 위안화예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진우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창구지도 해지로 4월부터 위안화예금이 늘어날 개연성이 있다"며 "너무 빨리 늘어나지는 않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로화 잔액은 6,000만달러가 늘어난 2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일본 엔화 잔액은 전월과 동일한 24억1,000만달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