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유통회사에 다니는 20대 후반의 여성입니다. 회사에 입사한지 2년차가 됐습니다.
유통업의 경우 초봉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제 연봉은 업계 평균보다도 적었습니다. 그러나 입사할 당시 사장이 ‘지금은 이 정도 수준밖에 줄 수 없지만 나중에 꼭 올려주겠다’고 말했고 저도 그 말을 수긍해 근로계약서에 사인했습니다.
2년 동안 회사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고 매출도 늘었지만 그 만큼 돈이 들어가는 일이 많이 생겨서 그런지 회사는 늘 적자였습니다.
그리고 제 연봉은 그 때와 다른 게 없습니다. 사장은 아예 연봉협상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이렇게 작은 연봉으로는 도저히 회사에 다닐 재미와 비전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회사가 적자인 것은 알지만 연봉협상은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마음 단단히 먹고 연봉협상이 제대로 안될 경우 퇴사하려고 하는데요, 항상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말에 주저앉게 됩니다. 도움 말씀 부탁드립니다. /윤미진(여ㆍ28세)
A. 연봉은 현재 자신의 능력을 대변해줄 뿐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가 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 기대치와 잘 절충시켜야 합니다.
지금 상황처럼 ‘회사에서 알아서 잘 주겠지’하는 마음으로 입사해 원하는 연봉을 받지 못한다면 단순한 실망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대한 강한 불신으로 이어질 우려가 큽니다. 더욱이 자신의 기대치보다 현격하게 낮은 연봉과 직급은 향후 잠재적인 퇴사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낮은 연봉은 이직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전반적인 자신의 경력 관리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먼저 인사팀에 연봉협상을 강력히 요청하십시오. 연봉협상을 하기 전에는 해당 업종과 기업규모, 경력에 따른 연봉수준을 잘 알아둬야 합니다.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수치와 금액으로 환산해 합리적인 협상근거를 마련해 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협상 중 대부분의 고용인들은 회사 규정이 몇 %로 정해져 있다고 못을 박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규정임금이나 인상률에 부딪혀 협상 자체를 포기하면 안 됩니다. 규정임금은 ‘적정선’을 의미합니다.
정말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의지를 강하게 관철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협상이 결렬되면 퇴사할 것인가’ 처럼 다소 과격해지는 질문에도 현명하게 대처하도록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적자인 회사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조금만 더 참아달라고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3년 동안 경험한 것처럼 무조건로 참는 것이 해결방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협상 결과가 좋지 않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정중하게 마무리짓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협상자리에서 일방적으로 퇴사하겠다는 등 감정적인 대응을 하면 나중에 또 다른 후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섣불리 퇴사결정을 내리기 보다는 업계상황과 이직을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최소 3개월 정도 여유를 두고 차근차근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김기태 커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