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켄 코완과 파이프 오르간 |
|
| 빈 필하모닉 하프 수석 자비에르 드 메스트르 |
|
커다란 덩치에서 울려퍼지는 선율은 웅장한가 싶다가도 경쾌하고 또 때로는 섬세하다. 오케스트라 뒷줄에서 전체의 화음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해 오던 악기, 파이프오르간과 하프가 특별한 연주를 갖는다.
파이프 오르간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악기의 제왕'이라 극찬했던 악기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측면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은 높이 11m, 폭 7m, 무게 45톤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8,098개의 파이프와 98가지 음색을 내는 스톱(stop), 6단에 이르는 손 건반, 범종 32개를 품고 있는 파이프오르간은 현존 악기 중 가장 덩치가 크다. 건반을 누르면 파이프 끝에 달려 있는 마개(pallet)가 열리면서 그 안으로 바람이 들어가 소리가 나는 구조로, 온도와 습도가 적절히 유지돼야 매끄러운 소리를 내는 섬세한 악기다.
캐나다의 파이프오르간 연주자 켄 코완과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교수가 특별한 무대 '댄싱 파이프스(Dancing Pipes)'를 갖는다. 이들은 18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비탈리의 '샤콘느', 나지 하킴의 '카프리치오'를 들려준다. 파이프오르간과 금관악기들의 협연도 기대를 모은다. 금관 전문 실내악단인 코리아브라스콰이어는 파이프오르간과 호흡을 맞춰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중 장중하고도 유려한 '키예프의 성문' 등을 들려준다. 바흐의 칸타타 29번 중 '신포니아', 까미유 생상의 '죽음의 무도', 프란츠 리스트의 '바흐 주제에 의한 전주곡과 푸가' 등은 파이프오르간 독주로 선보인다.
흔히 하프 하면 금발의 아름다운 여성이 우아한 포즈로 연구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빈 필하모닉의 하프 수석인 자비에르 드 메스트르는 하프를 여성이 우아하게 켜는 악기라는 이미지로부터 해방시킨 연주자로서 독특한 위치를 갖는다. 9세에 하프를 시작, 20대에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 입단한 최초의 프랑스인으로 일찍이 주목받은 그는 하프를 매혹적 카리스마의 악기로 탈바꿈시킨다. 오는 23일 저녁 호암아트홀에서 갖는 연주회에서 그는 독주 악기로 손색 없는 하프의 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그는 25세에 빈 필하모닉 하프 수석이 됐고 빈필 역사상 최초로 하프 협연자로 무대에 올랐던 주인공으로 화려한 프로필을 자랑한다. 이번 무대에선 헨델의 '하프를 위한 협주곡 B플랫 장조', 드뷔시의 '꿈', 타레가의 '알함브라의 궁전', 스메타나의 '몰다우' 등을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