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부채·물가 부작용 있더라도 재정풀고 금리 낮춘다

대기업 사내유보금은 임금·배당 전환 고려해 세수감면과 추가 과세

정부와 새누리당이 23일 가계부채와 국가부채 확대,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을 다소 감수하더라도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확대 재정·금융정책을 쓰기로 해 큰 폭의 경제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안의 세출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올 하반기부터 금리인하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정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에 대해 임금·배당·투자로 돌리는 기업은 인센티브를 주고 기준에 미달하는 곳은 추가 과세해서 세수 측면에서 균형을 맞추기로 했다.

당정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어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과 내년도 예산 편성과 관련, 기업 투자 촉진을 통한 가계소득 증대 방안과 업계 규제 완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 부동산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24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정부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비롯해 국무조정실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추경호 제1차관과 이석준 제2차관을 비롯해 주요 간부들이, 당에서는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나성린 정책위수석부의장, 홍문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이학재 예결위간사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당정은 구조적인 내수부진과 세월호 여파 등으로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한 뒤 일자리 창출, 가계소득 증대 등 소비여건을 개선하고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경제를 다시 활성화시키려면 어느 때보다 당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는 게 아주 중요한 상황”이라며 “가장 시급한 내수회복, 민생안정, 경제혁신 모든 것이 정부 혼자서는 해결 불가능하고 당과 국회에서 뒷받침돼야 할 수 있는 과제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정부의 확대 재정·금융정책에 동의와 지원 방침을 밝히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안정 정책과 함께 경기 회복 뿐 아니라 경제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공공부문 개혁과 규제철폐 등 혁신 노력을 주문했다고 나성린 수석부의장이 전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 취임 후 시장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강력한 경제수장인 최 부총리가 취임하면서 시장이 드디어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경제정책의 대변화가 있을 것을 예고하는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하며 국회에 계류중인 경제관련 법이 통과돼 효율적으로 예산과 법률이 함께 되는 시점이 빨리 오게 하겠다는 반성의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예산과 관련해선 세수부족이 늘고 복지를 비롯한 지출이 늘어 편성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면서 “안전 부문 예산에 조금 더 집중해 필요한 곳에 편성돼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쌀 관세화 관련해서 농업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예산도 배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정은 내년 예산과 관련해서는 재정의 경기대응 능력 강화와 일자리 확충·안전예산 확대, 쌀 관세화에 따른 보완 대책 마련, 저소득층 생활안전 지원, 소상공인 대책, 대선과 지방선거 공약이었던 지방 대형 프로젝트 추진, 서민 밀집 도심지역 재생사업 본격화,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사업의 획기적 전환 등을 상당부분 담기로 했다.

나 수석부의장은 “그동안에는 국가·가계 부채 증가와 물가 상승을 우려해 확대 재정·금융정책을 쓰지 못했는데 물가가 낮고 부작용도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확대 재정·금융정책을 써 경제를 살리기로 당정간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기업의 사내유보금과 관련, “사내유보금을 임금·배당 등으로 쓰면 세수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되 기준보다 유보금이 많으면 과세해서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오는 9월 20일 국회에 세출을 대폭 확대한 새해 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여야는 정부와 조정작업을 거쳐 12월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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