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쏜 장애인 민지영씨

“저도 했으니까 다른 장애인들도 모두 할 수 있을 겁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꼭 전하고 싶어요.” 온 몸이 불편한 뇌성마비 1급 장애인 민지영(27)씨가 6년만에 초ㆍ중ㆍ고 과정을 모두 검정고시로 마치고 재수 끝에 12일 천안 나사렛대학에서 국제어문경영행정학부 합격 통보를 받았다. 민씨는 14일 합격 소감을 묻자 “너무 기뻐요. 아직도 합격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아요”라며 “19살 때까지 충남 당진에 살 때는 거의 집에만 있었고 여기(서울) 와서도 또래 친구가 많지 않았는데 합격 소식을 듣고 친구가 많이 생길 거라는 게 너무 기뻐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엄마가 저보고 선생님 복이 있다고 하네요”라며 합격까지 도와준 주위 사람들을 떠올렸다. 특히 민씨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에서 만나 지난 7년 동안 친구이자 선생님으로 도와준 박성준(27)씨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민씨는 “지난 1997년 선생님이 없어서 도와달라고 성준이를 붙잡았는데, 나중에 공부를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성준이가 잡아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화물차를 운전하시는 데 매일 새벽 1~2시에 나가시느라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신다”며 “320만원인 등록금이 너무 비싸 아버지에게 미안할 뿐”이라고 아버지에 대한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민씨는 “대학 가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내 상태를 잘 이해해주고 마음 맞는 남자 친구를 만나는 일”이라며 “미디어 영어지도학을 전공해 욕심 같아서는 유학도 가고 싶고 졸업해 영어 교재를 만들거나 연구원이 되고 싶다”고 장래 희망을 얘기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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