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제값받기 뚝심' 통했다

월 대당 수출가격 첫 1만7,000달러 돌파
싼타페 등 인기 힘입어 물량·금액도 늘어
엔저 무기 日업체 할인공세 속 값진 성과


현대자동차의 대당 수출가격이 월 기준 처음으로 1만7,000달러(약 1,814만원)를 넘어섰다.

원화 강세에 힘입은 측면도 있지만 전체 수출 물량과 금액이 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정몽구(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고수해왔던 제값 받기 정책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업체들이 엔저를 무기로 할인 공세를 펴는 상황에서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7월 현대차는 완성차 9만7,228대, 금액으로 16억5,363만달러어치의 차량을 수출했다.

이를 대당 평균 수출가격으로 환산하면 1만7,007달러다. 월 기준으로 현대차의 대당 수출가격이 1만7,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월에는 1만6,780달러로 다소 주춤했지만 이 수치도 7월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치다.

수출단가는 2011년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07년 1만3,051달러였던 평균 수출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에는 1만1,410달러까지 떨어졌지만 2011년에 1만5,188달러로 반등했다. 지난해에는 연평균 1만6,115달러까지 상승했다.

현대차 측은 이 같은 수출단가 상승에 대해 제네시스와 쏘렌토·싼타페 같은 고가 차량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 회장의 제값 받기 정책이 성공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올 들어 8월까지 현대차의 수출 규모는 79만43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 늘었다. 세계경기 부진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누적 수출금액도 129억1,462만달러로 전년보다 4억8,832만달러 증가했다. 전제적인 파이가 조금씩 커지는 상황에서 수출단가도 꾸준히 높아지는 것이다.

정 회장은 이와 관련해 8월 현대차 미국 법인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쟁사가 할인정책을 펼친다고 지금껏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제값 받기' 노력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며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 같은 중대형 신차들의 판매를 늘려 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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