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100세 시대] 인생을 재창조하라

노후자금 마련 집중하는 은퇴 설계 벗어나
재능 파악 후 잘할 수 있는 일 찾아 준비를

김진웅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얼마전 미국에서 열린 '2014 Aging in America'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노화·의료·금융·교육 등 각 분야의 노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교류 및 네트워킹 기회를 가지는 미국 최대 규모의 컨퍼런스 행사 중 하나로 4,000여 명의 전문가와 100여 개 이상의 시니어 관련 기업 및 공공기관이 참여해 노후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500여 개 이상의 워크샵과 발표, 토론이 진행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장수시대 도래에 따라 노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미국은 이미 상당기간 이에 대한 인식이 자리를 잡아 사회전반적인 분위기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직접 느끼게 되는 기회였던 것이다.

수 많은 워크샵과 강연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Life Reimagined'라는 문구이다. 우리 말로 해석하면 '인생 재창조'라고 할 수 있는데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굴곡이 있겠지만 그 속에서 항상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가 있기 때문에 인생 후반기를 은퇴라는 단어로 살아가지 말고 또 다른 인생의 의미를 찾아 재창조 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한편으로는 이미 은퇴라는 말로 여생을 살아가기에는 삶의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지기도 한다. 이처럼 '인생 재창조'라는 말을 사용하는 이유는 삶에 더 큰 목표를 부여하는 것이 사람들의 인생관과 행복, 자존감 등에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건강과 활력을 주어 장수의 결정요소가 되어주고 나이 들어감에 대해서도 자기 만족감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이러한 개인들의 긍정적인 활동이 모이게 되면 고령화되는 국가나 사회 전체에 대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리지 않았을까 한다. 실례로 미국에서는 55~64세에 창업하는 비율이 1996년 14.3%에서 2012년 23.4%로 나타나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Life Reimagined'는 모든 가능성을 실제로 구현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가장 먼저 자신이 가진 열정과 재능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중에서 고르라는 것이다.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고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은 다음에는 경력, 건강, 관계, 가족 등 살아오면서 중요하게 여겼던 사항들과 연계를 한 후 어떤 일에 집중할 것 인지를 선택한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도와줄 수 있는 도구를 찾아 실천에 옮기면 된다.

지금까지 은퇴설계라고 했을 때 대부분은 은퇴시점까지 최대한 재무적인 준비를 많이 하고 은퇴 이후에는 어느 정도 금액을 사용하면서 살아가야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를 주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Life Reimagined' 차원에서 보면 이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굉장히 소극적인 모습일 수도 있다.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당신의 인생에 주어져 있다면 그에 걸 맞는 자세가 필요하다. 과거의 은퇴설계 개념에서 벗어나 인생을 재창조 하겠다는 생각으로 인생 후반기를 준비해 보자. 이제 막 대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으로 말이다. 더 많은 인생의 즐거움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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