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해법 성공할까] <상> 기대반 우려반

공급확대엔 '기대' 강남수요 외면엔 '우려'
집값 안정·건설경기 부양 다목적 포석불구
유력 후보지역 고급주택 수요 흡수 역부족
투기 경고없이 시장 떠보기식 발표 '혼란만'


[신도시해법 성공할까] 기대반 우려반 공급확대엔 '기대' 강남수요 외면엔 '우려'집값 안정·건설경기 부양 다목적 포석불구유력 후보지역 고급주택 수요 흡수 역부족투기 경고없이 시장 떠보기식 발표 '혼란만' 김문섭 기자 lufe@sed.co.kr 관련기사 • [신도시해법 성공할까] 시장반응 • [신도시해법 성공할까] 전문가 조언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지난 23일 수도권 신도시 추가ㆍ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부동산시장이 온통 신도시 이슈로 달아오르고 있다. 분당ㆍ일산ㆍ산본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와 현재 진행 중인 동탄ㆍ김포ㆍ운정ㆍ광교 등 2기 신도시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가시화된 터라 시장의 뜨거운 반응도 당연하다. 정부가 급작스럽게 추가 신도시 개발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무엇보다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8ㆍ31 부동산종합대책’과 올해 ‘3ㆍ30 부동산대책’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올해 말이 가까워질수록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요즘 시장의 흐름은 정반대다. 추석 연휴를 지나며 지역과 평형을 가리지 않고 아파트 값이 앙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더이상 내놓을 추가 규제책이 없는 상황에서 흔들리는 8ㆍ31 정책을 구해낼 마지막 카드로 신도시 개발을 통한 공급확대책을 꺼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통상적인 신도시 건설 발표와는 달리 관계부처 협의도 채 마치지 못한 시점에서 주무장관이 전혀 구체적이지 않은 개발계획부터 밝힌 상황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물론 공급확대를 통한 수도권 집값안정 효과와 함께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져 있는 건설경기를 부양하는 등의 다목적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신도시 건설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기본 원칙은 환영하면서도 여러 우려를 내놓고 있다. 우선 정부가 구상하는 추가 신도시가 과연 집값불안의 근원지인 강남의 주택수요를 흡수할 수 있느냐가 문제로 지적된다. 판교ㆍ송파 신도시에 근접할 만한 강남 대체 신도시의 입지를 더이상은 찾기 힘든 현실에서 자칫 수요와 괴리된 공급만 잔뜩 늘리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유력한 추가 건설 후보로 거론되는 인천 검단 신도시나 확대 대상인 파주 신도시는 이른바 ‘고급주택 수요’를 견인할 만한 파괴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신도시 건설에 최소 4~5년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의 공급확대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 최근의 집값상승에 불안감을 느끼며 주택 구입시기를 저울질하는 수요자들에게 “앞으로 공급이 크게 확대되고 집값이 안정될 테니 지금 집을 사지 말라”고 ‘경고’하는 성격이 짙지만 그 기대효과는 미미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불과 일주일 후면 공식 발표할 설익은 개발계획을 미리 터뜨려 해당 지역 주변의 집값ㆍ땅값만 부풀려놓고 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다. 정부의 ‘모호한’ 발표 탓에 각 언론은 경쟁적으로 유력 후보지를 거론하기 시작했고 벌써부터 해당 지역의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호가가 치솟고 있다. 조성원가 절감을 위해서라도 신도시 지구 지정을 전후해 치밀한 투기관리가 필요한데 아무런 투기방지대책 없이 시장 혼란만 가중시킨 꼴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도시로 집값을 잡으려면 집값이 크게 오르는 지역에 대규모로 공급해야지 무조건 신도시를 많이 개발한다고 능사는 아니다”며 “투기에 대한 엄중한 경고도 하지 않은 채 섣부른 ‘시장 떠보기’식 발표 때문에 오히려 주변 집값만 뛰게 생겼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0/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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