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조원 R&D 컨트롤 타워 뜬다…중소·중견기업 중심 새 틀짜기
6개 출연연 한국형 ‘프라운호퍼’ 연구소로 탈바꿈
인사·조직 권한 갖춘 과학기술전략본부 출범
출연연 정부과제 줄이고 기업 자유공모형 과제 대폭 확대
미래부 산하 3개 기관 과학기술정책원 통합
올해 19조원에 도달한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개혁의 핵심은 지원체계 개편이다. 정부 출연연구소 중심의 비효율적 구조를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 이를 통해 20%에 불과한 연구개발 기술 사업화 성과를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이 같은 개혁을 진두지휘할 컨트롤 타워인 ‘과학기술전략본부(이하 과기본)’도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 신설한다. ★본지 5월 6일자 1·3면 참조
지원체계 개편의 골자는 출연연의 정부과제 수주 비중을 낮추는 것이다. 이렇게 아낀 재원은 중소·중견기업의 응용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된다. 정부가 기술 상용화를 위해 기업의 자유공모형 과제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6개 산업지원연구소는 이른바 한국형 ‘프라운호퍼’ 연구소로 역할이 바뀐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독일의 대표적인 출연연이자 유럽 최대 응용과학기술연구기관이다. 연간 예산의 3분의 1은 정부 출연금, 나머지 3분의 2는 민간과 공공 수탁 연구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구조다. 6개 산업지원연구소를 통해 상대적으로 연구개발역량이 부족한 민간을 지원하게 된다.
기초기술 분야는 연구자 맞춤형으로 개선한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과제 실패에 대한 페널티를 완화해주는 ‘성실실패제도’를 확대하고, 논문 건수 중심의 기계적인 평가를 폐지한다.
이 같은 개혁을 진두지휘할 조직도 만든다. 미래부 산하에 신설되는 과기본은 인사권 뿐만 아니라 조직개편 기능 권한까지 갖춘 독립기관으로 출범한다. 부처별로 분산된 R&D 전문관리기관도 과기본을 중심으로 재편된다. 과기본이 독립적 기관으로 바뀌면서 R&D 예산을 따낼 당사자인 미래부가 예산을 짜는 이른바 ‘선수-심판’ 논란도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 산하 출연연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정책수립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과학기술정책원으로 통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