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21ㆍ캘러웨이 골프)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4년 국내여자프로골프(KLPGA)무대에 데뷔해 2부 투어를 거쳐 2005년 정규투어에 발을 디뎠으나 올해 들어서야 우승고지에 올랐던 ‘늦깎이’ 지은희.
시즌 2승을 올리며 4승의 신지애(19), 3승의 안선주(20ㆍ이상 하이마트)와 함께 ‘KLPGA트로이카’를 형성하고 있는 그는 16일 현재 미국 LPGA투어 상금랭킹 63위에 랭크돼 있다.
상금총액은 12만6,782달러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75위 수준. 시즌 상금 90위 내 랭커들은 이듬해 정규투어 시드를 부여 받기 때문에 이대로 시즌이 끝나도 지은희는 내년 미국LPGA투어 풀 시드를 받을 수 있다.
그런 가운데 16일 밤(한국시간) 총상금 225만 달러의 캐나디언 여자오픈에도 출전했기 때문에 미국LPGA투어 측에서는 지은희가 여유 있게 내년 풀 시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LPGA 관계자는 “이번 캐나디언 오픈처럼 신청만 하면 하반기 대회에도 계속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지은희는 ‘빅3’ 중 한 명으로 국내 무대를 주름잡는 한편 미국LPGA투어 카드도 확보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손에 넣게 된 것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 무대에서도 관심은 신지애에게 더 많이 쏠렸지만 실속은 지은희가 챙긴 셈이다.
이렇게 된 가장 결정적 배경은 지은희가 지난해 미국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출전, 공동 34위를 기록하며 컨디셔널 시드를 따냈던 데 있다. 월요 예선을 거쳐야 하는 미국 생활을 포기하고 국내에 전념했지만 LPGA투어 멤버로 등록이 돼 있었던 것.
덕분에 출전 선수가 제한되는 리미티드(Limited) 경기에서 벌어들인 상금도 시즌 상금합계에 포함시킬 수 있었다. 통상 140여명이 출전하는 풀 필드(full field) 대회와 달리 90명만 참가한 에비앙 마스터스 상금이 랭킹 산정에 포함된 것. 지은희는 에비앙 마스터스 상금(4만2,647달러)에 브리티시오픈 상금(8만4,135달러)을 보태 단 2개 대회만으로 랭킹 6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비해 LPGA투어 비멤버인 신지애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공동 3위로 무려 17만3,152달러를 챙겼지만 공식 상금랭킹에 포함되지 못했고 미국LPGA투어가 아니라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한 US오픈에서 10위로 10만3,582달러를 챙겼어도 인정 받지 못했다. 때문에 신지애는 올해 미국 무대에서 30만 달러 이상의 상금을 챙겼어도 공식 상금랭킹에서는 180위 내에도 들지 못했다.
이처럼 지은희가 국내에서 주로 활동하면서도 미국LPGA투어 시드를 획득할 수 있게 되자 선수들 사이에 ‘일단 Q스쿨에 도전해 조건부 시드라도 확보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한편 신지애는 정회원 입회 2년까지는 해외에 진출할 수 없다는 KLPGA투어 규정에 묶여 지난해 미국Q스쿨에 도전하지 못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