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8일 위안화 변동폭 확대와 무역불균형 해소를 중국 측에 강도 높게 요구했다. 폴슨 장관은 이날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중국 금융시장 개혁’ 연설을 통해 “중국 경제는 과도한 수출의존 때문에 불균형 성장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는 장차 중국경제의 잠재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위안화 환율의 경직성 문제와 과다 외환보유고로 인한 유동성 과잉문제를 서둘러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투명하고 안정적인 자본시장을 향한 중국의 금융개혁 속도가 너무 느린 것은 과도하게 빠른 것에 비해 더욱 위험하다”면서 조속한 금융시스템 개혁을 촉구했다. 이어 폴슨 장관은 “중국은 이미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 됐지만 여전히 계획경제에서 시장주도의 경제로 이행하는 과도기 상태에 있다”며 “중국이 저비용의 제조업 수출국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금융 부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슨 장관의 이 같은 금융개혁 요구에 대해 중국 측도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면 머리기사를 통해 “판푸춘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 상반기까지 주가지수 선물시장을 개설하겠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인 금융개혁조치”라고 보도했다. 또 “선물시장의 확대는 미국 금융기관들의 투자기회를 늘릴 수 있는 것이어서 폴슨 장관도 선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폴슨 효과’는 외환시장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이날 위안화는 인민은행 기준환율이 달러당 7.7386위안을 기록하며 올 들어 15번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위안화가 기준환율 7.73위안대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