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업종진단] 건설업종

외환 위기 직후 급감했던 국내 건설 수주액은 지난 99년부터 큰 폭의 증가세로 전환됐고 지난해까지 연평균 14.8%의 증가율을 보였다. 2002년 건설 수주액은 22.6% 증가한 83조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사상 최고의 건설경기 호황 국면이었던 지난 97년의 80조원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또 건축허가면적도 아파트 및 다세대 주택의 건설 증가로 2002년 전년보다 42% 증가한 1억3,000만 평방미터로 사상 최고 규모에 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성장세가 올해에는 감소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수주가 공공 토목부문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민간 건축부문의 수주 부진으로 지난해보다 3% 감소한 80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기별로는 상반기 중 주택수주의 큰 폭의 감소로 8.8%의 감소세를 보인 후 하반기부터는 1.9%의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지표의 둔화 예상에도 불구하고 2001년과 2002년에 수주한 공사의 본격적인 기성이 이루어짐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영업실적은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 1월의 건설 수주액은 공공 토목공사의 조기 발주로 전년 동월 대비 36.3% 증가한 5조9,000억원에 이르렀고, 건축허가면적도 23.3%나 증가하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건설경기지표의 감소세는 예상보다 축소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전반적인 경기 부진과 부동산 경기의 하강에 따라 올해 주택사업 환경은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수정 주택 보급율이 83.4%에 불과하고, 여전히 양호한 수준의 주택 청약 경쟁률 등을 고려할 때 과거와 같이 대량의 미분양 주택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2년 폭등세를 보였던 주택가격은 올해에는 입주 물량의 증가, 주택수요의 감소, 새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책 등으로 1% 상승에 그칠 것으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건설업체들의 경우 올해부터는 해외공사 원가율 개선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수주 확대와 함께 외환 위기를 전후로 출혈 수주한 공사 중 많은 부문이 2001년과 2002년에 걸쳐 완공되었고, 최근에 수주한 플랜트 공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쟁 피해지역인 이라크에서의 산업시설, 사회간접자본, 주택 등의 복구 사업으로 인한 수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최근의 건설업은 건설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보다는 개별 업체의 수주 경쟁력, 사업수행능력, 재무구조, 영업전략에 따라 수주, 매출, 손익의 증가율이 차별화되고 있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투자 유망한 건설주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풍부한 공사 물량의 확보 여부, 수주 포트폴리오의 적정성, 원가관리의 효율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수행 능력, 주택 브랜드의 인지도, 풍부한 현금 유동성, 주주 중시 경영 등의 요소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요건을 충족시키는 투자 유망 기업군으로는 대림산업ㆍ현대산업개발ㆍ태영ㆍ계룡건설이 꼽힌다. <전현식 LG투자증권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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