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금융사 해외금융상품 투자 허용

외환보유액 줄여 위안화 절상압력 줄이기 포석인듯
기업도 당국 승인없이 외환계정 개설 가능


중국 금융기관이 해외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중국 기업들이 당국의 사전승인 없이 외환계정을 개설할 수 있고 기업이나 개인의 외환보유한도도 늘어났다. 이는 중국 정부가 외환계정 통제완화를 통해 외환유입을 적절히 차단하고 유출경로는 넓혀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4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외환관리규정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는 특히 중국 기업 및 개인의 해외투자를 가속화하고 외환보유액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인민은행이 내놓은 새 규정에 따르면 적절한 자격을 갖춘 국내 은행은 고정수익상품에 대한 해외투자를 목적으로 국내 기관과 개인을 상대로 위안화 자금을 조성할 수 있다. 또 펀드나 증권회사들이 국내에서 유치한 외환으로 해외증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년도 외화획득의 80%까지만 보유하도록 했던 기업의 외화보유한도도 향후 지출할 경상지출외화의 50%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또 기업이 경상항목 외환계정을 개설할 때 당국의 승인 없이 외환관리국에 신고만으로 가능하도록 하고 계정의 초기 한도금액도 50만달러로 설정하는 등 외환매입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개인의 달러 보유한도도 연간 2만달러로 늘어났다. 종전에는 6개월에 한번씩 사안별로 5,000~8,000달러까지만 환전이 가능했었다. 베이징의 한 금융전문가는 “최근 중국의 외환관리가 ‘유입 통제, 유출 관대’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면서 “이런 정책은 결국 외환보유액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해 일어난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일정 부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국제수지 흑자로 외환보유액이 급증하면서 중앙은행이 위안화 방출을 늘리는 바람에 통화팽창 압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는 금융 거시조정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중국의 외환관리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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