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국제 투기세력들은 3~5년 뒤 유가가 급락한다는 데 베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국제원유시장에서 3~5년 후 인도받을 원유 선물가격이 현물시장 대비 사상최대 수준의 할인율로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유 현물가격은 올 들어 이란발 악재 등으로 급등하며 영국 브렌트유의 경우 연초 대비 약 20달러가량 상승, 배럴당 12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국제선물시장에서 오는 2018년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95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현물가격과의 차이가 30달러에 이르는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3년 후 인도분 원유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도 배럴당 25달러로 지난 1998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원자재 중개업체인 메이렉스스펙트론사의 마크 토머스 에너지선물 부문 대표는 "향후 원유공급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물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실제 이라크와 브라질ㆍ미국ㆍ캐나다 등에서 원유 생산량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유 공급이 당분간 크게 증가하기도 어렵고 국제유가도 쉽게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FT 수석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는 이날 칼럼에서 "이란 문제가 군사행동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유가는 더 오를 수 있다"며 "미국이 원유를 증산하더라도 대부분 자국 소비로 소진되기 때문에 전세계 원유공급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 호스넬 바클레이스캐피털 원자재 리서치헤드도 "세계 원유생산량이 예상만큼 빠르게 늘어나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몇년간 원유 현물가격이 지금 선물가격 추세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