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모바일 올림픽' MWC 화두는

m헬스기기·중국업체 약진·보급형 스마트폰·사물인터넷
기어·토크밴드 단연 눈길 기술 상향 평준화 두드러져
이통·하드웨어 중심서 웨어러블·메신저 등 차세대 모바일로 전환

MWC2014 행사장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갤럭시S5, 삼성기어핏 등 신제품을 사용해 보고 있다.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m헬스기기, 사물인터넷, 중국 약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나흘 간의 일정을 마치고 27일(현지시각) 폐막하면서 신제품과 신기술을 앞세운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의 주도권 경쟁에 닻이 올랐다. 이동통신기술은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을 넘어 5세대로 진화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고 스마트폰에서는 주요 업체들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며 상향 평준화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망중립성 논란을 낳으며 이동통신사와 갈등을 일으켰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당당하게 전시회 중심에 자리잡았다는 점도 글로벌 IT시장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올해 전시회의 주인공은 단연 웨어러블기기였다.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와 웨어러블기기인 ‘기어’ 시리즈 3종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관심이 집중된 갤럭시S5에는 혁신이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은반면 차세대 운영체제(OS) 타이젠을 탑재한 기어는 글로벌 IT업계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LG전자도 손목밴드 형태의 웨어러블기기 ‘라이프밴드 터치’를 공개했고 소니와 화웨이도 각각 ‘스마트밴드’와 ‘토크밴드’를 앞세워 웨어러블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웨어러블기기는 모바일 헬스케어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올해가 대중화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웨어러블기기는 구글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업체만 시장에 진출했고 이용자도 소수에 머물렀다. 기능면에서도 기존에는 스마트폰의 기능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쳤지만 이번에 공개된 제품들은 스마트폰과 별도로 작동하는 것은 물론 심장박동과 칼로리 소모량까지 감지하는 등 기능에서도 진일보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모바일 헬스케어시장은 2011년 12억달러에서 오는 2018년 118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애플리케이션 장터에는 이미 의료 및 건강과 관련된 앱이 1만개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약진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화웨이, ZTE, 레노버로 대표되는 중국 스마트폰 3사는 이번 전시회 부스를 삼성전자와 LG전자 옆에 차리고 보란 듯이 신제품을 선보였다. 중국업체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물론 웨어러블기기까지 잇달아 출시해 기술력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도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중국 업체를 얕잡아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중국업체들의 독무대였던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시장에도 주요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경쟁 구도가 달아오를 전망이다. 모질라는 파이어폭스 OS를 탑재한 25달러짜리 초저가 스마트폰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산 부품을 사용해 가격을 낮췄지만 기능면에서는 기존 스마트폰에 뒤지지 않아 중동과 남미, 인도 등 개발도상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노키아는 판매가격이 90달러인 첫 안드로이드 OS 탑재 스마트폰 ‘노키아X’를 공개했고 레노버는 판매가격이 250달러인 보급형 스마트폰 ‘S660’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 기업들도 맞불 작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3 네오’, ‘갤럭시 그랜드2’, ‘갤럭시 코어 LTE’ 3종의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시장 공략을 선언했고 LG전자도 사양과 성능을 일부 낮춘 ‘F70’과 ‘F90’ 2종의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경쟁에 합류했다.

다양한 기기를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시장도 올해는 한층 확산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에 ‘카 모드’ 기능을 탑재해 자동차의 각종 기능을 조절하는 기술을 선보였고 LG전자는 가전제품을 모바일기기와 연동하는 원격 제어기능을 공개해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인텔은 사물인터넷의 확산을 위한 전용 플랫폼을 공개했고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 GM은 4G 이동통신을 활용한 차량 텔레매틱스를 시연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IT시장의 중심이 기존 이동통신과 하드웨어에서 5G 이통서비스와 웨어러블기기 등 차세대 모바일 서비스로 급격하게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며 “중국의 추격과 글로벌 기업의 공세에 맞서려면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혁신과 도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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