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격투기 선수로 유명해져서 헤어진 동생을찾고 싶습니다"
5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이종격투기 K-1 맥스대회에 출전하는 한 충(남.34)씨는 꼭 유명해지고 싶어한다.
격투기 선수로서 성공도 중요하지만 헤어진 이란성 쌍둥이 여동생을 찾고자 하는 바람 때문이다.
한씨가 동생과 생이별을 한 것은 태어난 지 100일도 안돼서다. 지난 71년 경기도 고양군(현 고양시)에 살던 한씨의 부모는 이미 자식이 네 명이나 되고 살림이 어려운 가운데 쌍둥이가 태어나자 고민 끝에 딸을 평소 알던 이웃 동네 지인에게 입양시켰다.
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자란 한씨는 중학교 때 부모로부터 동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는 애틋한 생각만 들었으나 30대에 접어들며 동생을 찾고자하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몇 분 차로 태어난 동생만 친부모 밑에서 크지 못했다는 생각이 몇 년 전부터가슴을 후비더군요"
더욱이 한씨의 부모도 후회를 거듭하며 한 번만이라도 딸을 보고 싶어하고 있다.
한씨는 동생을 찾으려고 마음먹기 전 망설였다.
현재 부모를 친부모로 알고 행복하게 살고 있을 터인데 괜스레 동생에게 충격을줄 까봐서다.
한씨가 6세때 강화도로 이사한 뒤로 동생이 입양된 가정과 소식이 끊겨 이제와서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뒤따랐다.
그래도 혹시 입양 가정의 부모와 동생이 원한다면 오누이의 정을 나눌 기회를갖고 싶다는 열망이 강렬했다.
한씨가 처녀출전하는 K-1 맥스대회에서 승리할 보장은 없다. 1년 이상 이종격투기 훈련을 해왔지만 아직 검증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의 기대는 크다. 복싱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지낸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씨는 "이번 대회에서 승리해 유명해 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며 "그래야 동생을 찾을 수 있지 않겠냐"고 말을 맺었다.
(서울 =연합뉴스) 이광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