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초청 첫 경제대책회의서 밝혀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에서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경제 문제에서는 민주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하, 경제회복의 기초를 마련했지만 최근 그의 지도력에 많은 회의가 제기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주재한 새해 첫 경제대책회의에 그린스펀 의장을 초청, 상견례를 가졌다. 대통령과 FRB 의장이 연초에 만나는 것은 관례적인 일이지만, 올해는 미국이 10년만에 경기침체에 빠진 데다 중간선거를 앞둔 어려운 시점에서 두 사람이 만나 언론의 깊은 관심을 모았다.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주 별장에서 2주간의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에 돌아와 새해 공식 집무를 시작하면서 경제대책회의를 주재, 올해는 경제문제에 역점을 둘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이날 회의에는 딕 체니 부통령, 폴 오닐 재무장관등 경제각료들이 참석, 의회에 계류중인 경기부양 대책의 조기 처리를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린스펀 의장이 FRB를 훌륭하게 이끌어왔다"며 "미국은 이에 대해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토머스 대슐 상원 원내총무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지도부가 경기부양책 통과를 거부하며 정치 이슈화하고 있는데 대해, 부시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그린스펀 의장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금융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을 선호, 부시 행정부의 재정 지원대책에 유보적 입장을 보여왔으나, 이날 회의에서 특유의 정치감각으로 잘 대처했을 것으로 월가 관측통들은 짐작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오는 1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한 포럼에 참석, 올해 경제 전망과 금융정책 방향등에 대해 첫 연설을 할 예정이다.
한편 잭 맥귄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FRB) 총재는 이날 "경기침체가 끝났다고 선언하긴 아직 이르다"며 "올해 중반이 지나야 조정 과정을 거쳐 회복될 것"이라며 섣부른 회복론을 경계했다.
한편 2000년 대선에 녹색당 후보로 출마한 소비자운동가 랄프 네이더는 "그린스펀은 언론과 의회에 의해 공직자가 아닌 신으로 추앙받고 보호되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또 모건스탠리의 유명한 투자전략가 바이런 윈은 올해 블루칩 주가가 하락하고, 그린스펀 의장이 사임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