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스버그의 링컨」으로 퓰리처상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던 게리 윌스의 「시대를 움직인 16인의 리더」는 나폴레옹에서 마사 그레이엄에 이르기까지 정치·군사·경영·종교·스포츠·예술 등 여러 시대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주었던 영웅들과 그 반대 유형의 인물들을 대비시켜 리더십의 진정한 본질을 보여주는 책이다.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대목은 지도자란 목표제시의 분명함이 있어야 하고, 그같은 목표에 공감하는 추종세력의 존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리더십이란 성취해야 할 공동의 목표를 앞에 두고 지도자와 추종자가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내는 변증법적 기술이라는 얘기이다. 때문에 어떤 상황, 어떤 목표 아래에서도 만능인 초인적 리더십이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기를 누려 4선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여론에 부응하는 그의 능력 때문. 그러나 루스벨트의 후계자 소리를 들었던 아들라이 스티븐슨은 스스로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자기에게 다가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파티에서 숙녀들의 호감을 사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백악관 입성에는 실패했다.
재계 지도자 로스 페로는 뛰어난 세일즈맨십으로 상품을 생산하는 것 뿐만아니라 그 상품이 팔릴만한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성공한 최고경영자가 되었지만, 관리자 출신 로저 스미스는 세일즈맨십의 결여로 생산을 판매로 연결시키지 못해 제너럴 모터스를 위험에 빠트렸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은 카리스마적 권위를 가지고 오랫동안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하고 합법적인 정부의 탄생을 위해 스스로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찰스1세의 오만에 대항해 시민전쟁을 일으켰던 올리버 크롬웰은 권력의 단맛을 뿌리치지 못하고 찰스1세보다 더 심한 독재자가 되었다.
저자는 이처럼 성공한 지도자와 실패한 리더십의 차이점은 바로 추종자들의 차이점에서 나온다는 점도 강조한다. 간단히 말해 마돈나의 팬은 잔 다르크의 병사들과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진정한 지도자는 추정자들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해야 한다.
지도자란 자신과 추종자가 공유하는 목표를 향해 추종자들을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것. 나팔만 분다고 병사가 모이는 것은 아니라는 애기이다.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추종자들에게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고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이처럼 지도자의 개인 성격이나 능력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 추종자, 목표 등 세가지 범주의 일체 여부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어 다른 관련 책들과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이용웅기자YY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