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음료로 “더위사냥”/금연·미용상품 등 시판 봇물/기존업체에 제약사도 가세/연 4천억시장 쟁탈전 후끈마시는 음료도 이제 단순한 갈증해소 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킬수 없게 됐다. 맛은 물론 「건강」이 들어 있어야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소비자들의 음료 구매패턴이 가격은 다소 비싸더라도 건강에 좋은 것을 마시겠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능성에 초첨을 맞춘 음료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국내 기능성음료는 지난 89년 현대약품이 내놓은 섬유음료 「미에로화이바」가 효시다. 이후 숙취해소, 다이어트, 흡연자, 운전자들의 졸음방지용 음료가 등장해 시장을 급속도로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피부, 목, 두뇌, 눈 등 신체의 특정 부위를 겨냥한 음료까지 선보이는 등 특정 제품의 독주보다는 세분화, 전문화되는 추세다.
기능성음료의 정확한 시장규모는 집계가 불가능하다. 어디까지를 기능성제품으로 봐야할 지 영역구분이 애매한 탓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연간 4천억원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짧은 기간내에 급팽창한 셈이다.
기능성음료의 매력은 탄산·과즙 등 여름철에 수요가 몰리는 다른 음료에 비해 계절을 덜 타는 데다 대형업체들과의 맞대결을 피해 틈새시장을 파고들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기존 음료업체와 함께 10여개의 제약업체까지 가세, 집중적인 광고·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능성음료 가운데 특히 여성들의 몸매관리·다이어트를 위한 제품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제일제당은 체지방의 분해를 촉진하고 흡수를 억제하는 「뷰렙」을 내놓고 비만을 우려하는 20대 젊은 여성층을 파고들고 있다.
또 LG생활건강은 감식초로 만든 여성 전용 미용음료 「마이빈」을 개발, 시판중이며 제일제당과 웅진식품은 여성들의 몸매관리에 효능이 있는 쑥을 원료로 한 「쑥의 순」, 「봄쑥」을 판매하고 있다.
동원산업도 미역·다시마와 같은 해조류에서 추출한 알긴산으로 만든 피부미용음료 「해조미인」을 선보였다. 알긴산은 몸속의 불순물이나 중금속을 배출하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체질개선을 통한 피부미용에 좋다.
식이성 섬유음료도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식이성 섬유는 섭취시 소화가 안되고 그대로 배출돼 변비를 예방하며 담즙산을 흡착,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미용·다이어트음료의 대표적인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약품의 「미에로화이바」와 동아오츠카의 「화이브미니」, 광동제약의 「화이바스타」 등에다 올들어 해태음료가 「헬스화이바」로 가세, 각축을 벌이고 있다.
대웅제약도 다이어트하는 여성을 겨냥, 1팩(1백60㎖)에 식이섬유가 5천㎎이나 들어있는 반면 칼로리는 80kcal에 불과한 젤리타입의 미용음료 「나이씽」을 내놓고 대대적인 판촉을 벌이고 있다.
이와함께 생체활성 음료도 늘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상아제약은 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이라는 성분을 함유, 각종 성인병 예방과 함께 활력을 주는 「엘키토」, 「유」를 각각 선보이고 있다.
웅진식품에서는 감식초와 북한산 소나무 꽃가루를 넣어 피로회복, 자양강장, 숙취제거 기능이 뛰어난 「마시는 송화가루」를 발매했다. 미원도 인체에 꼭 필요한 아미노산 10가지가 들어 있는 생체활성 에너지음료 「아미노텐」을 판매중이다.
동아제약은 최근 노화방지에 초첨을 둔 「메타볼라」를 선보였는데 이는 루이보스·구아라나란 식물에다 녹용, 로얄젤리를 복합처방해 인체의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기능이 있다.
신체부위중 두뇌발달을 겨냥한 음료로는 녹차에서 추출한 선알파라는 물질을 주성분으로 한 제일제당의 「체인지업」 및 「아이콘」과 DHA(도코사헥사엔산)가 함유된 롯데칠성음료의 「에이플러스」가 있다.
블루베리 과즙으로 만든 광동제약의 「아이베리」는 시력보호음료로 눈을 많이 쓰는 직장인이나 수험생 등에서 인기가 높다. 블루베리에는 시력에 관여하는 로돕신의 재합성을 촉진시켜 시력향상, 시각기능 상승, 눈의 피로회복에 효과적인 안토시아닌 성분이 다량 들어있다.
또 제일제당의 「솔의 눈」, 동아제약 「파인솔」, LG생활건강의 「그린솔」, 동원산업 「솔아솔아」 등 20여개 업체에서 내놓고 있는 솔잎 추출물로 만든 삼림음료는 기관지 보호와 함께 머리를 맑게 해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원산업이 무 모과 복숭아 배등 천연 추출물을 사용, 니코틴 제거 및 거담작용이 뛰어나 흡연자들의 입안을 깨끗하게 하고 목안을 편안하게 해주는 「니코제로」를 발매했다.
지난 93년초 제일제당이 「컨디션」을 시판한 것을 계기로 3년만에 6백억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는등 급성장한 숙취해소음료도 술자리가 잦은 직장인들로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미원 「아스파」, 조선무약 「솔표 비지니스」 등 10여종이 유통되고 있다.
게다가 진로종합식품의 「스테맨」, 거평식품의 「웨이키」 등 운전자들을 위한 졸음방지 음료도 등장했으며 진로종합유통은 성인병에 좋은 어성초 추출액과 골다공증에 효과가 있는 콘드로이친을 함유한 기능성음료 「숨쉬는 그린초」를 판매중이다.
동아오츠카의 경우 성장기 어린이의 영양균형을 잡아주는 「도우미」, 해태음료는 알로에의 약리효능을 이용한 「알로에 엔젤」을 시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 「미에로 베타」 「씨1000」 「기센비타」 「카로에프」 「나폴레온 철력」 등 비타민이나 칼슘, 철분과 같은 각종 영양소를 보충할수 있는 음료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문병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