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북한 신형 미사일 고속정 위협적일까

어선용 레이더에 '무늬만 스텔스' 지적도

북한이 공개한 새로운 미사일 고속정의 성능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신형 고속정에 대한 경계론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핵무기, 장거리 미사일과 더불어 무인기 및 고속정 등에 선택과 집중함으로써 이른바 '대남 비대칭 전력'을 구축하는 북한의 전략에 우리가 끌려다닌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북한이 지난 7일 전격 공개한 신형 미사일 고속정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된다. 첫째는 탑재 무기.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미국제 하푼 미사일과 비슷한 형상의 대함 미사일을 4기 달았다. 북한 해군이 오랫동안 운용해온 단거리 스틱스 함대함 미사일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전력을 구축했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선체다. 레이더로 탐지 가능한 피탐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한 스텔스 설계를 채택했다. 사진상으로 식별되는 워터제트 추진기관 역시 북한 함정으로는 이례적이다.

시속 90㎞에 달하는 고속 기동력에 방어에 유리한 소형 스텔스 선체, 강력한 대함 미사일의 존재는 우리 군의 당혹감을 자아내고 있다. 대공 방어능력을 갖춘 구축함과 신형 호위함을 제외한 고속함, 구형 초계함·호위함 등이 북한 해군의 신형 미사일에 대응할 무기체계를 갖추지 못한 탓이다.

다만 북한의 신형 스텔스 고속정의 성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일본 어선의 어군탐지용 레이더를 핵심 레이더로 장착한 이상 탐지 능력이 의심된다. 구형 군함과 고속정의 복잡한 마스트를 답습한 점도 '과연 스텔스 함선인가'라는 의문을 낳는다. 대함 미사일의 종말 유도 기능도 의심을 받고 있다.

문제는 교전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한국 해군의 주요 함정 중 절반 이상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대함 미사일 회피 및 격파 능력을 가진 세종대왕급 이지스함과 문무대왕급 구축함, 인천Ⅱ급 신형 호위함을 제외한 다른 함정들은 회피수단이 전무한 형편이다.

더욱 큰 문제는 북한 해군의 투자가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에서 불법 복사한 76㎜ 함포를 장착한 북한 함정들이 속속 등장해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전제되지 않는 한 바다에서의 전력우위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출 강요. 북한이 적은 예산으로 한국군을 괴롭히는 각종 무기체계를 도입하는 동안 우리는 북한보다 30배 이상 예산을 쓰면서도 효과적인 대응체제를 구축하지 못한 채 허둥거리는 실정이다.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무인기와 300톤 이하 고속정, 잠수정에 대응하는 무기를 한국이 수조원 단위의 예산을 들여 구축하는 한 국방예산의 끝없는 증액과 비효율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 일각에서 '역(逆)비대칭 전략'이 논의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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