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와 생존 역량을 강화해 하반기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자"
임진(壬辰)년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의 화두로 리스크 관리와 생존 역량 강화를 던졌다. 새해 유럽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북한 체제변화 등 복합 변수가 2011년에 이어 새해에도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야기할 것으로 보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안으로 웅크리고만 있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증권사 CEO들은 새해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는 토종 헤지펀드와 프라임브로커, 그리고 적극적인 해외 금융시장 진출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새해 경영의 방점을 '리스크 관리'에 찍었다. 김 사장은 "새해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경제여건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이 어려울수록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최고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 사장은 또 "현장에 답이 있다는 자세로 더 많은 고객을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위기에 강한 것이 삼성증권의 진정한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이날 신년사에서 "새해 상반기는 시련의 계절, 하반기는 도약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정도 경영을 고수하자'는 원칙을 실천하는 한 해로 삼자"고 당부했다.
2011년 출범한 헤지펀드와 프라임브로커 시장이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자 '생존 역량 강화'를 경영전략의 핵심에 두는 CEO들도 많았다.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이길 수 없다면 지켜야 하고(不可勝者 守也) 이길 수 있을 때만 공격을 감행하라(可勝者 攻也)'는 구절을 새겨들어야 한다"며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때론 자웅을 겨루고 때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우리만의 생존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역시 "올해는 자본시장법 개정과 대형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으로 새로운 경쟁 환경이 조성됐다"며 "우리투자증권이 선진투자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판단되며 자본시장의 리더로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해외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내실 경영을 다져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올해는 홍콩을 중심으로 해외거점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노력하겠다"며 "아시아 등 이머징 시장에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넓혀 글로벌 증권사로 거듭나자"고 해외 공략 의지를 밝혔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역시 "해외 브로커리지 영업 기반의 확대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넓히고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 등 폭넓은 상품 구매의 기회를 제공하자"고 경영전략을 밝혔다. 유준열 동양증권 사장은 "새해의 키워드는 내실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라며 "이를 위해 비즈니스모델 혁신과 비용 효율화로 미래 수익성을 확보하고 리테일 인프라를 ㅎ활용해 종합자산관리영업을 고도화하자"고 강조했다.
새해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자고 강조한 CEO도 눈에 띄었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올해 50주년을 맞아 대신의 핵심가치를 실천하는 등 재도약의 계기로 삼자"고 의미를 부여했고,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올해 신한증권과 굿모닝증권이 합병한 지 1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인만큼 재창업 원년의 기치 아래 금융투자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도록 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