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연일 현대차[005380] 주식을 내다판 결과, 외국인 지분율이 3년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현대차는 외국인의 대량 매도 여파로 오후 1시10분 현재 직전 거래일 대비2.18% 하락한 7만1천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작년 9월1일 7만2천600원에 장을 마친 이후 9개월만에 최저가에 해당되며 올해 초 고점인 9만8천400원에 비하면 낙폭이 26.2%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는 정몽구 회장이 검찰에 소환된 다음 날인 4월25일부터 직전 거래일(5월30일)까지 무려 494만8천558주의 현대차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현대차의 외국인 지분율은 46.62%에서 44.36%로 2.26%포인트 하락해 2003년 4월3일 44.31%를 기록한 이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한국시장에서 대량 매도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대적으로 매도 규모가 크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하면서도 현대차에 대해서는 각각 10만주, 43만주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날도 외국계 증권사 창구는 이 시각 현재 현대차에 대해 18만주 이상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현대차 주식을 내다팔고 있는 것은 정몽구 회장 구속이후 국내외 악재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회사측이 주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정 회장 구속 이후 신차 출시와 해외 공장 착공을 연기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으로 보였다.
국내 한 증시 전문가는 "정 회장이 구속된 이후 의도적으로 판매부진 등 국내외 악재를 부각시키고 신차 출시 등 호재들은 뒤로 미루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고지적했다.
용대인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하락과 내수판매 부진 등 펀더멘털측면의 변수들보다는 오너인 정 회장의 부재 자체가 위기의 근원"이라며 "정 회장의구속이 장기화되면 현대차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원화강세로 해외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내수 판매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외국인 대량 매도를 동반한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학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환율안정과 내수회복 등 외부 영업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북미시장에서의 수익성도 의미 있는 수준까지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현대차의 주가 급락이 정 회장의 부재를 포함한 국내외 악재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며 저가 매수를 타진할 때라고 조언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외 판매가 부진했으나 수익성이 좋은 중대형 차종의 판매는 오히려 크게 늘었다"며 "향후에는 싼타페의 미국 현지 생산과 아반떼 신차 출시가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