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계열사 독립경영체제 시동

SK그룹의 구조조정추진본부 해체는 계열사 별 독립경영체제를 위한 첫 수순이다. SK그룹은 앞으로 SK㈜와 SK텔레콤을 주축으로 계열사의 경영전략과 의사결정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SK구조본 해체 배경 및 의미= SK는 구조본 해체를 “기존 관행을 완전히 깨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본은 사실상 그동안 계열사의 신규사업 추진이나 기존 사업강화 전략, 사업 구조조정 등 대부분 의사 결정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계열사 이사회 상부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의사결정조직이나 다름 없었다. 손길승, 최태원 회장 등은 구조본이 각 계열사의 독립경영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열사간 사업조정 등 구조본의 순기능을 대신할 마땅한 대안이 없어 고민해왔다. 이런 가운데 SK글로벌 사태가 터지면서 구조본 해체는 탄력을 받았다. SK 구조본 관계자는 “최 회장 등 최고경영진도 SK글로벌 사태를 계기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선 어렵지만 지배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SK㈜-SK텔레콤 쌍두마차 체제로 =SK는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수단으로 계열사 사장단 회의인 `수펙스 추구협의회`는 계속 유지키로 했다. 손길승 SK그룹 회장이 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하지만 SK의 계열사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의 책임아래 운영될 전망이다. 특히 SK의 59개 계열사는 SK㈜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사업조정 및 신규사업 추진이 이뤄진다. SK㈜는 SK엔론, SK가스 등 에너지ㆍ화학 사업뿐 아니라 SK글로벌의 대주주로서 SK생명, SK증권, SK건설 등 유통ㆍ서비스ㆍ금융까지 망라해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SK㈜ 고위관계자는 “인사, 재무, 경영지원팀 등에 자회사 관련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며 통합적으로 자회사 관리를 총괄할 팀도 CEO 직속이나 경영지원부문 아래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SK㈜가 20.8%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이지만 경영간섭은 사실상 어려워 정보통신부문의 20여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신 소그룹의 맏형 역할을 하게 됐다. SK텔레콤 역시 자회사를 관리하기 위해 SK㈜와 같은 조직 신설 및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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