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이대로는 지속될 수 없다"

'한류'가 지속되기 위해서 스타시스템을 벗어나 다양한 소재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코트라(KOTRA)가 주최한 '한류의 지속과 활용 2006' 세미나에 참석한 일본의 하마노 야스키 도쿄대 교수는 한류의 약점과 관련해 "붐은 붐으로 끝날 뿐" 이라며 "팬이 주부 등 특정층에 묶여 있고, 작품이 다양하지 못하며, 배우가 차별성이적다는 점 등으로 인해 향후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의문이 생긴다"고 피력했다. 그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 세계 최대의 만화 및 애니메이션 시장을 보유한 일본 국내의 압도적인 저변을 바탕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1년에 3만6천500개, 하루 평균 100개정도의 만화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옥석이 가려진 콘텐츠와 애니메이션이어서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류의 지속을 위해서는 붐에서 끝나지 않도록 국내 콘텐츠의 깊이와 저변확대, 작품의 축적이 과제라며 할리우드 영화가 세계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할리우드 붐'이란 말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바로 그러한 점을 잘 보여준다고말했다. 스타성이 아닌 작품성에 기반을 둔 한류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홍콩 문화전문가 린이화(林奕華)씨는 "한류는 과거 홍콩 느와르와 비교하여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 느와르는 80-90년대 주윤발, 장국영, 양조위 등의 대표적인 스타들을 내세우며 범아시아시장의 영화계를 강타한 바 있어서, 최근의 몇몇 스타를 앞세운 한류의 전파와 유사한 면모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홍콩 느와르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아이콘을 지속적으로 생성하지 못하고 과거를 답습한 결과 쇠퇴했다며 변화에 대한 수용성 부족, 문화사업을꿰뚫는 시각의 결핍, 장르 획일성 등이 홍콩 느와르의 수명을 짧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리만족을 주는 스타성에만 의존할 경우, 현재 한류스타보다 더 멋있는남녀배우들이 등장할 경우 한류가 쇠퇴할 것이라며, 2차적으로 한국 문화와 브랜드가 파고들지 않을 경우 그 수명이 짧아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류가 전반적인 한국에 대한 선호 및 한국제품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가 지난 1월 조사한 '주요국 한류와 문화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현재다양한 형태의 한류 활용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실질적인 마케팅 활용 사례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국 13개 국가 중에서 특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멕시코등에서는 한류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지만, 특정 산업에서 마케팅 활용사례는 드물었다. 양장석 코트라 동북아팀장은 "방송콘텐츠 수출에서 보듯 문화계가 일구어 낸 한류는 분명히 지속될 수 있다"며 "이제는 상품 및 산업쪽에서 한류를 활용하기 위한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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