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웨어 키우자] 獨 도시산업단지 원동력은 産學협력

독일의 모든 도시는 그 도시를 상징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 이면에 는 긴밀한 산ㆍ학협력이 자리잡고 있다.대학과 기업간의 유기적인 협력은도시 자체를 집약적 산업단지로 만든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인 독일 남서부의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urrttemberg)주 알렌(Aalen)시. 인구 약 3만의 소도시인 이 곳은 광(光)기술로 먹고 산다. 알렌에는 150년 전통의 세계적인 광학업체 칼 짜이스(Carl Zeiss) 본사가자리잡고 있다. 광기술 전문대학인 알렌 공대와 부설 광연구소 10여개가 칼 짜이스의 경쟁력 강화를 돕는다. 칼 짜이스는 광케이블, 안경렌즈, 첨단 의료기기 등 광학분야에서 독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 다. 알렌 공대의 커리큘럼은 대부분 광학산업과 관련돼 있다. 짜이스사가 필요 로 하는 인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연구소들도 광기술에 연구개발의 초점을 맞춘다. 한마디로 도시 전체가 광기술 집적화 단지이다. 에크베르 헤링(Eckber Hering) 알렌공대 학장은 “짜이스사가 새로운 제품 개발에 나서면알렌 공대에는 그와 연관된 과목을 개설하고, 연구소는 관련 기술 연구에착수한다”고 말했다. 알렌 지역은 한때 철광산업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철광 자원이 고갈되자 나노, 바이오, 광학 등 첨단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세계적인 ‘광밸리 (Vally)’로 떠올랐다. 짜이스 등 광기술 관련 산업에서 거둬들이는 세금이 시 재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고용 비중은 80%를 넘을 정도다. 독일에는 이같이 산학협력으로 똘똘 뭉친 산업단지가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 있다. 레겐스부르크의 생명공학단지, 지멘스(Simens)가 있는 에어랑겐전기ㆍ전자단지, 바스프(BASF)가 자리잡고 있는 루드비히스하펜의 화학단지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독일 기업은 돈을 버는 즉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투자한다. 그러면 대 학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목을 개설한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 인 SAP은 지방 공대와 협력, 교과과정에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인력을 양성 하는 강좌를 개설하고 학생들의 실습은 자기 회사에서 진행하도록 하는 산 학협력 프로그램을 수십년째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독일 공대생들은 졸업 후 산업현장에서 요구되는 지식을 새로이배우지 않아도 된다. 재학 중 6개월간의 산업현장 실습을 마친 후 반드시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보고서는 실습을 실시한 기업의 담당 부서에서 평가한다. 평가가 나쁘면 졸업이 늦어질 수 있다. 강의나 세미나, 시험 등도 실제 산업현장에서 생기는 문제를 이론과 같은비중으로 다뤄 졸업 후 산업현장에서 곧바로 실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독일에서 공과대학을 졸업하면 디플롬(Diplom)이라는 학위를 취득한다 . 디플롬의 수준은 우리나라의 석사 학위와 비교될 정도로 높은 것으로 평 가된다. 이는 학생들이 살아있는 현장교육을 체득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현장실습은 이원화 제도(dual system)로 기본 및 전문 단계로 나뉘 어 실시된다. 기본 단계는 광범위한 기초 실습을 경험하는 과정이고, 전문 단계는 특정 직종에 집중해 이론과 실기에 걸쳐 응용능력을 키우는 과정이 다. 이 제도는 운영 형태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실기와 이론을 완전히 분리해 교육하는 것으로 이는 대기업처럼 기초 실기교육을 충분히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둘째는 시설이 우수한 공동 실습소에서 기초 실기를 익히고 전문 실기는 기업에서 실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산학협력에서 주로 채택되는 방식이다. 셋째, 직업훈련 기관을 통해 기본적인 실기는 물론 일부 기초 이론을 익히고 학교에서 이론 교육을 병행하는 형태다. 시설 규모가 적고 종업원수가 많지 않은 소기업에서 실시하기에 좋은 유형이다. 이 같은 이원화 제도는 대학과 산업체간의 협력을 통해 교육과정을 비롯한 현장교육상의 여러 문제들을 협의해가며 최선의 방안을 찾는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모든 대학 부설 연구소도 산업체와 연결돼 기초연구 활동은 물론 기업에서 발생하는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신기술 개발을 주도 하는 역할을 한다. 막스 빌게르(Max Bilger) 알렌시 산학협력국장은 “모든 현장실습은 대학과 기업,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500개 중소기업 가운데 400개가 독일 기업들이다. 가정용 정수기 세계1위 기업인 브리타(Brita), 쇠톱분야 시장점유율 1위인 스틸(Stihl), 펀칭 공작기계 업체인 트럼프(Trumpf), 자동차 선루프 전문업체인 베바스토(Webasto), 담배포장기계 제조기업 하우니(Hauni), 옵셋인 쇄기기 분야의 하이델베르거(Heidelberger) 인쇄기 등은 자신들의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이끄는 독일 전차(중소기업)들이다. 산업협력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철저하게 받다 보니 최고경영자에 오르는 공대 졸업자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중소기 업 사장들 가운데 상당수는 외국 거래처를 방문했을 때 자기 회사 기계가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하면 바로 소매를 걷어 부치고 고쳐줄 수 있을 정도 다. 독일은 환경기술, 공작기계, 자동차 제조기술에서 세계 수위다. 기계 및 설비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은 20%로 챔피언이다. 화학, 전기전자, 우주 항공, 의약부문에서 선두권에 속한다. 특허 등록 건수도 연간 13만건에 달 해 미국과 1위를 다툰다. 김평회 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부관장은 “이 모든 게 산ㆍ학협력하에 기업과 대학, 지방정부가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협조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협력은 독일 경제 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렌(독일)=임석훈기자 shim@sed.co.kr 서울경제신문ㆍ산업기술재단 공동기획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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