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잠정집계 결과 지난해 해외여행을 간 중국인은 모두 1억900만명이었다. 한국관광공사는 같은 기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613만명이라고 집계했으니 한국은 전세계 유커의 5.6%를 확보한 셈이다. 비율로는 많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한국 정부나 업계가 더 분발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중국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 관광 시장은 더 크다. 공식통계가 나온 지난 2013년을 보자. 2013년 해외여행을 떠난 유커는 모두 9,819만명이었다. 같은 기간 한국을 방문한 사람이 433만명이었으니 한국의 점유율은 4.4%였다. 다만 이 중에서는 사실상 중국 영토인 홍콩·마카오를 찾은 사람 4,030만명·2,524만명을 빼면 순수하게 '외국'을 방문한 유커는 3,265만명에 불과하다. '외국'을 기준으로 한국의 점유율은 13.3%다.
이런 추세라면 2014년 방문지로서의 '외국' 가운데 한국을 찾은 유커는 전체의 20% 가까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언론도 점차 한국의 관광산업에 대해 신경 쓰는 분위기다. 해외로 나간 관광객이 지난해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했다는 보도와 함께 특히 한국을 꼭 집어 방한 외래관광객 가운데 유커가 40% 이상이라며 견제하기도 했다.
얼마 전 정부 관계자가 기자에게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한국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우리 국민이나 언론에서 오히려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연구기관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를 근거로 2013년 유커의 방한여행 만족도가 5점 만점 가운데 '4.11'이었는데 이것이 미국인(4.44), 러시아인(4.42) 등에 비해 훨씬 낮다고 '비판'을 받았다. 해명은 이렇다. "문화적 기대감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도 유럽이나 미국 여행 만족도가 중국이나 동남아보다 높지 않느냐." 2013년 일본인·대만인의 한국여행 만족도는 '4.03''4.05'였다.
재방문율 비판도 그렇다. 한국을 두 번 이상 방문한 유커의 비율은 2013년 25.8%로 2010년(37.9%)보다 낮아졌지만 이것도 유커의 급증세를 무시한 것이다. 한국을 재방문한 유커는 2010년 71만명에서 2013년 112만명으로 늘어났다.
국내 관광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나 언론이나 다른 산업 부문에서는 잘 대접해주지 않는다는 불만인 셈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한국 관광산업 경쟁력은 국제적으로 이미 주목 받고 있다. 자만심으로 허세를 부려서도 안 되지만 스스로를 비하할 필요도 없다.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