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년 가까이 출자총액제한에서 풀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말 기준으로 삼성그룹의 부채비율(금융보험사 제외)이 100% 미만으로 하락함에 따라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2003 회계연도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한 결과 54개계열사 가운데 금융.보험사를 뺀 나머지 계열사들의 자본총계가 43조3천577억원, 부채총계가 36조5천315억원으로 부채비율 84.2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당장 출자총액제한에서 풀려나게 됐지만 공정위가 내년 4월부터 `부채비율 100% 이내'인 졸업기준을 폐지하고 지배구조 모범기업 등 새로운졸업기준을 도입키로 했기 때문에 다시 신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신규 지정되면 1년간은 출자한도 초과분에 대해 예외가 인정돼 삼성이 실질적으로 출자총액제한에서 풀려나는 기간은 22개월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졸업기간이 여전히 한시적인데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 등으로 신규 출자나 투자를 확대하는데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내년 4월 재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한시적이고 경기여건상 당장투자를 활성화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여러가지 상황을 봐가며 투자확대 여부가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들은 출자총액제한에서 벗어나기 이전에도 삼성그룹의 출자규모(예외인정 포함)가 순자산의 25%에 크게 못미치는 10%대라는 점을 들어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 외에 부채비율 100% 미만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에서 벗어난 기업집단은 한국전력, 포스코, 한국도로공사, 롯데그룹 등이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