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물 서비스 시장이 급속도로 개방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7일 ‘세계 물 산업의 구조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세계무역기구(WTO)와 FTA를 통한 물 서비스 시장 개방압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주요 물 기업이 포진한 EU와 FTA가 체결되면 시장 개방 및 국제화가 급진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영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국내 물 서비스 사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제도개혁과 정책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물 산업은 앞으로 연평균 5%씩 성장해 오는 2010년에는 3,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연구소는 “지구 온난화와 인구증가에 따른 물 부족, 선진국 물 인프라 노후화와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에 따른 수질악화로 각 국가와 기업의 관심이 물 산업에 집중돼 있다”며 “물 산업의 구조가 바뀌는 지금이 신규 기업 진입의 적기”라고 설명했다. 최근 물 시장은 베올리아ㆍ수에즈 등 물 산업 선도기업들이 사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자회사를 매각하면서 인수합병(M&A)에 의한 시장 진입이 수월해진데다 GE나 지멘스ㆍ3M 등이 물 산업에 새로 진입하는 등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연구소는 “상하수도 서비스업 분야는 신규 진입이 어려운 시장이므로 수처리 제조업 분야를 기반으로 한 진입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상하수도 서비스 분야는 해외에서도 민영화율이 9%에 불과해 진입이 거의 불가능한데다 국내의 경우 지역별 소규모 시스템으로 운영돼 대형 사업화에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신준석 연구원은 “통합 물 서비스 솔루션을 저가에 제공할 수 있도록 경영혁신과 효율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