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의 ‘통하는 SNS’] ① ‘사소한 우리 이야기로 소통하라’




소셜미디어가 국내에 도입된 지 3년. 1인 미디어인 SNS 채널은 기존 인간관계를 강화시켜주는 동시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 확장의 도구로 자리매김 해 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관) 또한 글과 그림, 동영상, 웹툰, 만화, 앱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매개로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잘하는 곳이 있는 반면에 열과 성을 다해도 소비자와 통하지 않는 곳도 있다.

소비자와 통하기 위한 성공요인 중에서 우선 사소하지만 진솔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길 바란다.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다양한 소재를 발굴,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정교하게 다듬는 활동과 내외부 서포터즈를 통해 콘텐츠를 확보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고객만족도 분석결과, 소셜담당자를 비롯한 운영진의 이야기, 우리 조직과 기업의 아주 사소한 이야기에 대해 고객은 경청하고, 의견을 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직접 마케팅보다 큰 소셜라이징 효과다.

GS칼텍스는 소셜운영진 모두가 전면에 등장하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언급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다소 쑥스러운 일이라 꺼려하는 곳도 있지만 진심의 소통을 위해 팀장부터 발 벗고 나서고 있는 모습은 철저히 소셜스럽다. 이는 참여, 개방, 공유의 SNS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또한 20,30세대의 Needs를 정확하게 들여다 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래 사례도 같은 맥락에서 7,040명이 좋아요를 통해 공감을 표현한 메시지다.

“키스데이가 뭔가요..먹는 건가요..?

오늘은 그냥 2013년 6월 14일 금요일이잖아요 여러분 _ㅜ. 씁쓸한 오늘, 좋아요 500개 넘으면 과장님이 소개팅 시켜준대요!!!!!!!!! 데이라곤 좋은데이 소주밖에 모르는 페북지기도 연애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도..도와주세요.. 솔로부대 전역할래요 이젠 ㅠㅠ“ (우측 첫번째 사진)

GS칼텍스의 주변의 아주 사소한 우리 이야기 전개는 일회성이 아니라 일관성 있는 톤 & 매너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하나의 사례로 GS칼텍스는 경품을 걸고 이벤트하는 활동은 지양하고 있다. 경품 없이 진솔한 주변 이야기를 소재로 적극 활용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진행한 ‘믿거나 말거나 입맛테스트’라는 아주 사소한 이벤트에는 무려 26,850명의 좋아요, 24,508명의 댓글, 1,920건의 공유가 이루어지는 진기록을 세웠다. 누구나 공감하는 소재를 활용하고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부산경찰청 또한 우리 이야기로 소통하는 대표적인 공공기관이다. ‘시민과 통하는 SNS 경찰’ ‘어느 순경의 귀요미송’으로 널리 이슈화 된 운영자를 중심으로 소셜운영의 진면목을 보여 주고 있다. 제복 입은 경찰이 부르는 귀여운 율동과 노래, 사건의 재치있는 재구성을 통한 범죄예방과 경각심 부여, 기존 경찰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는 파격적인 활동은 소셜미디어만이 해 낼 수 있는 환경이다. 소위 망가지는 것에는 두렵지 않고 조직의 발전과 소시민과 함께 하고자 하는 열정이 빚어낸 귀중한 산물들이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새로운 미디어가 창출한 새로운 소통문화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여자의 가방을 들여다 보는 것은 그녀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친의 가방을 들어주는 척하며 화장실에 가져가 가방 안에 있던 지갑, 현금, 휴대폰을 절취한 남친을 검거했습니다. 이 남친, 지갑이 아니라 영혼을 훔치고 싶었던 걸까요? 남부경찰서 소식입니다“

“편의점 알바로 첫 출근하여 금고에 있던 60만원을 절취하고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은 여성을 검거했습니다. 자체 퇴직금인걸까요? 현행법 상 퇴직금을 받으려면 1년은 일을 해야하는데 말이죠. 동부경찰서 소식입니다.”

이 글은 부산경찰청 소셜담당자인 권효진 경장이 일상의 사건을 스토리텔링 기법에 따라 재구성하여 부산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다. 매주 2~3건 주요 사건을 재미 있게 전달하면서 게재되는 글마다 수천명의 시민이 공감하고 있어 범죄 예방은 물론 4대악 근절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부산경찰청은 SNS가 담당자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 시켜주는 모범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부산경찰청 또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진심의 소통을 지속 전개하는 기관이다. 널리 알려 진바 있는 부산경찰청 김민주 순경의 “귀요미송”과 “4대악 근절 캠페인송” 등은 전국적으로 10만이 넘는 시민의 공감은 물론 순경 한명이 SNS를 통해 경찰의 이미지는 물론 시민과 소통하는 경찰청의 진심을 이해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고객은 평하고 있다. (우측 두번째 사진)

이에 그치지 않고 페이스북 4만명 돌파 헌정 동영상 제작에 경찰청 사람들이 대거 참여하여 4대악 근절 캠페인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패러디물을 선보였다. 이 동영상은 50,600여명의 좋아요, 3,367명의 댓글과 4,894건의 공유가 이루어져 우리 이야기의 효과성을 입증해 주었다.

이외에도 부산경찰로 구성된 ‘젠틀 폴리스맨’은 스타킹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아이돌 가수들과 경합을 벌이는 등 부산경찰청 사람들의 변신과 소통하려는 전방위적인 노력에는 거침이 없다. (우측 세번째 사진)

흔히 우리들의 이야기는 식상하고 낮 간지러운 일 정도로 지나치기 쉬우나 고객만족도 조사결과 고객이 좋아하는 콘텐츠 중에서 운영자의 이야기, 그리고 조직내부 사람들의 인간적인 소담스러운 모습이 소비자와 통하는 또 하나의 지름길임을 발견할 수 있다.

아주 사소한 우리 이야기가 소통의 시작이다. 친근한 목소리를 소비자는 듣고 싶어 한다.

/한국인터넷소통협회 부회장 ㆍS&S 코칭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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