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 세계1등 일단 보류" 국내업계 "시장진입 시기 늦추며 수익성 확보"…투자 연기시장점유율도 하락, 마쓰시타에 1위 내줘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관련기사 실속없는 '맹주'보다 내실있는 '2등' 선택 우리나라 PDP 업계가 '세계 1등 전략'을 일단 보류했다. 세계 PDP 시장 맹주 자리를 놓고 일본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국내 PDP 업계가 한발 물러섬에 따라 세계 PDP 시장의 주도권은 일본 기업들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PDP 업계가 세계 1등 전략을 잠시 보류한 이유는 PDP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디스플레이 주도권 경쟁에서도 LCD 진영에 밀려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 세계 1등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PDP 업계는 시장개척의 위험과 선점의 기회를 동시에 갖는 세계 1등 역할은 일본 마쓰시타에 내주는 대신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된 후 뛰어드는 '세계 2등 전략'으로 경영방향을 선회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SDI는 올해 예정됐던 투자계획을 잇달아 연기했다. LG전자는 올 4ㆍ4분기부터 진행하려던 PDP A3-3 생산라인 증설계획을 연기했고 삼성SDI도 오는 2008년까지 건설하려던 5라인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다. 반면 마쓰시타는 11월 총 2,800억엔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PDP 공장 건설을 시작한다. PDP 사업에서 설비투자는 차세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에 국내 업계의 투자보류는 기존의 세계 1등 전략에 변화가 온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며 "안정적인 경영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PDP 사업만 하는 마쓰시타는 PDP 사업에 올인할 수밖에 없지만 국내 업계는 사정이 다르다"며 "대규모 투자를 통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은 마쓰시타에 넘기는 대신 국내 업계는 시장진입 시기를 늦춰 투자비를 줄이고 수익성은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전략 변경은 시장점유율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마쓰시타는 엔화약세를 틈타 저가공세를 벌이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가는 반면 국내 업계의 시장점유율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마쓰시타는 지난해 4ㆍ4분기 세계 PDP 모듈 시장의 40.1%를 점유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ㆍ4분기 32.5%의 점유율로 1등을 차지했던 LG전자는 4ㆍ4분기 21.5%에 그쳐 2위로 내려앉았고 삼성SDI는 20.8%로 3위에 그쳤다. 우준식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디스플레이 주도권 경쟁에서 LCD 진영이 PDP 진영에 완승을 거두면서 PDP 업계는 주도권을 상실했다"며 "국내 업체들이 투자를 보류하고 소극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불안정한 시장여건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2/22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