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 투자협정(BIT) 체결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를 분리해 별도로 협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진 BIT 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김광림 재경부 차관은 16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내시장 대부분이 개방돼 있고 미국에 많은 상품이 수출되고 있는 만큼 BIT는 빨리 타결돼야 한다”며 “스크린쿼터와 BIT문제를 가급적 분리처리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진 경제협력국장은 김 차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별도 논의제의를) 받아들일 경우 스크린쿼터 문제를 BIT 체결과 별도로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양측 관계자들이 분리처리문제를 놓고 접촉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한국과 미국 영화계 등 이해당사자들이 스크린쿼터 문제를 놓고 별도의 논의를 벌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국장은 그러나 스크린쿼터에 대한 별도 협상에서 스크린쿼터 축소문제가 논의될 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들의 견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문제”라며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BIT체결협상과정에서 현재 146일인 스크린쿼터를 축소해 줄 것을 요구한데 대해 국내 영화계의 강력한 반대로 우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음에 따라 2000년10월 이후 BIT 협상은 중단된 상태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