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입주하면 생산비가 연간 10억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를 통해 회사 경쟁력은 높아지고 고객에게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습니다.”
베스띠벨리, 씨, 지이크(SIEG) 등 의류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신원(대표 박성철ㆍ사진)이 동종업계에서는 유일하게 개성공단에 진출한다. 박성철 회장은 “당초 중국 칭따오 공장에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개성공단에 투자함으로써 남북경제 협력에도 도움이 되고 상대적으로 우수한 노동 인력을 활용,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개성을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원은 개성공단에서 베스띠벨리(besti belli), 씨(SI), 비키(VIKI) 등 여성 브랜드와 남성 브랜드 지이크(SIEG), 그리고 캐주얼 브랜드인 쿨하스(Koolhaas) 등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약 3,000여평 규모에 440여명의 현지 인력을 고용, 운영될 예정인 개성 시범단지의 생산규모는 월 3만~4만장 분량으로 전체 생산량의 약 15%를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들 브랜드는 그 동안 국내와 중국 공장에서 주로 생산돼 왔으나 이번에 개성에도 생산 공장을 가동함으로써 다각적인 생산망을 갖추게 된 것. 특히 중국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개성공단에 입주함으로써 물류비를 절감하고 손재주가 뛰어난 북한 인력을 활용, 양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동종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입주업체로 선정된 터라 신원의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개성공단 입주가 남북경협의 성공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북한 지역의 경우 전력, 용수, 통신 등 기반 시설이 아직까지 취약한 만큼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제대로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만에 하나 남북간 정치적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경제와는 별개로 다뤄 현지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데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973년 스웨터 수출로 사업을 시작한 신원은 지난해 2,100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으며 지난 1990년부터는 국내 시장에도 진출, 지난해 매출이 1,600억원에 달하는 등 대표적인 패션 업체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