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연설문 요지

17대 국회야말로 진정한 ‘국민의 국회’라고 말하고 싶다. 그 어느 때보다 모범적인 선거와 시민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민의에 의한 국회를 건설했다. 시민혁명이라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경제가 어렵다. 내수부진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결코 위기는 아니다. 올해 무역수지 흑자가 2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외환보유액도 1,600억 달러를 넘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장 기업들의 이익률이 97년 이래 최대치를 나타내고 부채비율도 선진국 수준으로 낮아졌다.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함께 나서고 있다. 재계는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했고, 노사간 무분규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쇼크, 유가 급등, 미국 금리 인상 등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제는 기술과 인재가 성장동력이 되는 혁신주도형 경제로 가야 하며,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기술혁신과 인재양성, 신성장 동력의 확충, 지역균형발전의 토대를 쌓아나가고 있다. 창의와 경쟁의 효율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한 시장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 경제는 좋아질 것이다. 올해 5%대를 시작으로 제 임기 동안 매년 6%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처럼 경제 전체로 보면 희망적이지만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재래시장 모두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앞으로 중소기업 대책을 경제정책의 중심에 두겠다. 재래시장도 새로운 활로를 찾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빈부격차 문제는 실업률 감소와 청년실업 해소를 통해 완화해 나가겠다. 서비스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고급인력이 많은 현실에 맞춰 금융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동북아금융허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금관리기본법의 개정도 필요하다. 비정규직 문제는 한편으로 노동의 유연성을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비정규직의 처우를 향상시켜 해결해 가도록 하겠다. 부동산 투기는 어떤 이유로도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 경제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고 정확해야 한다. 위기일 때 위기가 아니라는 것도 위험하지만, 위기가 아닐 때 위기라고 하는 것도 위하다. 과장된 위기론이야말로 시장을 위축시키고 왜곡시킬 뿐 아니라 진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는 과장된 위기론을 잠재우는 것이다. 경제 위기설이 무리한 대책을 낳고, 그것이 진짜 위기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반복해선 안 된다. 정치인도, 기업인도, 언론도 책임 있게 말해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대안 없는 비판에 많이 시달렸다. 경제는 경제이론에 따라 원칙대로 해나가자. 함께 대안을 모색하고 정책으로 경쟁하자. 정치개혁, 언론개혁을 비롯한 대부분 개혁과제는 국회가 주도해서 해줘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패청산과 정부혁신은 제가 책임지고 하겠다. 가지만 자르는 것이 아니라 뿌리까지 뽑겠다. 국민 여러분이 만족하고, 공무원 스스로도 일류라고 자부할 수 있을 때까지 정부를 혁신해 나가겠다. 공직자 자신이 혁신의 주체로서 변화를 주도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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