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 앤 푸어스(S&P)ㆍ무디스ㆍ피치 등 이른바 신용평가 회사 `빅 3`에 대한 국제적 규제 강화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들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29일 토르스텐 힌리히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독일법인 사장이 신용 평가 업체들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가 임박했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힌리히스 사장은 “현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뿐 아니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도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서 “규제강화가 목전에 다가와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이날 “비록 유럽의회 경제ㆍ통화위원회가 28일 신용등급 평가업체에 대한 감독기구를 신설하는데 반대하기는 했으나 신평사들은 여전히 규제 강화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며 “현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규제 강화의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P 등 신평사 `빅 3`에 대한 규제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이들이 현재 전 세계 신용평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독과점에 따른 비난의 목소리들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 특히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와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앵글로색슨계열의 신평사들에 의해 자국 경제가 좌지우지되는 것에 대해 크게 못마땅해왔다. S&P와 무디스는 미국, 피치는 영국 회사다. 여기다 최근 이탈리아 유가공업체 파르말라트의 회계부정 사건 이후 이들 신평사들에 대한 불신이 유럽 내 더욱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S&P는 파르말라트 사건이 불거지기 직전까지 이 기업에 대해 투자등급을 유지해왔다.
아시아에서도 이들 신평사에 대한 대응 움직임이 최근 본격적으로 일어나면서, 지난 해 10월 열린 `아세안+3`회의에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신용평가 회사 설립 문제가 논의되기도 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