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규명도 못하고 제조사는 잘못이 없다니 그럼 전부 소비자 잘못이라는 말입니까."
국토교통부가 9일 자동차 급발진 3차 조사에서도 자동차 결함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내놓자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5월부터 자동차 급발진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민관합동조사를 실시했다. 8월 두 건의 사고에 대한 1차 조사 결과에서는 자동차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고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같은 해 11월 실시한 2차 조사 때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해 추가 실험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3차 발표에서도 사고 원인은 속 시원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국토부는 대구 앞산 순환도로에서 일어난 YF소나타 사고는 블랙박스 분석결과 충돌할 때도 속도가 줄지 않아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서해대교에서 일어난 BMW 528i 사고에서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강력한 증거로 '제동등'과 '브레이크 잠김방지장치(ABS)'가 작동했다.
그러나 제조사인 BMW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제출해 결국 차량 결함으로 인한 것인지 아닌지를 밝혀내지 못했다.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에 실망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량차를 사더라도 무조건 소비자 잘못이구나 싶어 무섭다. 홈쇼핑은 단순 변심도 교환환불 잘되는데 차는 어디서 사야 안심하고 살 수 있나."(ar*****)
"초보는 가능하겠지만 운전을 수십년 한 사람들이 왜…."(yi****)
"언제까지 근본 해결은 안 되고 운전자 잘못이라는 말만 되풀이할까?"(h1********)
"원인 규명 못하고 제조사는 잘못 없다니 전부 소비자 탓?"(id****)
특히 국토부의 조사 결과는 법원이 자동차 결함 가능성을 인정한 것과도 배치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대구지법 제3형사부는 교통사고로 70대 노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최모(68)씨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한 충돌에도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았고 최씨가 40여년의 운전경력이 있다는 점을 들어 "최씨가 통제할 수 없는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