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아파트 부지 내 국ㆍ공유지가 아파트 리모델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3일 리모델링업계에 따르면 단지 전체의 개ㆍ보수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용산구 한남동 H아파트가 부지 내 삼림청 소유의 국유지 문제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아파트는 2개 동에 18~32평형 30가구의 소규모 단지로 건립된 지 20여년이 지나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부지 내에 삼림청 소유의 녹지 300여평이 섞여 있어 부지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것. 이 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이미 주민 전원의 동의를 얻었지만 삼림청이 녹지 매각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 매각 시에도 일반 매매시세에 가까운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보여 주민들의 사업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삼림청의 한 관계자는 “국유지는 개인의 자산이 아니어서 함부로 매각을 결정하거나 매각가격을 낮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파트 리모델링은 투기성이 적고 주거환경개선이라는 공공 목적성이 강한 사업인 만큼 국ㆍ공유지를 저렴한 값에 확보할 수 있도록 특례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이 아파트의 조합의 한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처럼 일반 분양용 아파트를 지어 팔 수도 없기 때문에 사업수익성이 낮다”며, “따라서 삼림청 땅을 시세 수준에 매입할 경우 리모델링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