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일본이 외환위기를 겪고있는 아시아 각국에 300억달러를 지원한다며 내놓은 이른바 「미야자와플랜」에 대해 우리측이 먼저 실행 방안을 제시하는 차원이다.일본으로부터 5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경우 외환보유액 확충은 물론 국가신인도가 외환위기 이전의 「투자적격」수준으로 회복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일본정부측에 일본은행과 한국·타이·말레이시아·필리핀·인도네시아 등 5개국 중앙은행이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이규성(李揆成)재경부장관은 지난 28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한일(韓日) 각료회의에서 이같은 방안을 비공식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다음달중 일본에서 구체적인 협의에 착수, 내년1월까지 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재경부 당국자는 『5개국 모두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 어렵거나 다른 방식을 원하는 나라가 있으면 우선 한국에 대해서만이라도 이 방식을 적용토록 요청했다』며 『통화스와프의 총규모는 각국의 국내총생산(GDP)과 외환보유액 수준에 따라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통화스와프를 통해 일본은행으로부터 들여오는 자금규모를 최소 50억달러로 제안할 계획이다.
통화스와프란 양국 중앙은행이 자국통화를 상대국 통화와 맞교환하는 것으로 우리의 경우 한국은행이 일본은행에 원화를, 일본은행이 엔화나 미국달러화를 제공하게 된다. 이 경우 일본은행서 들여오는 자금은 외환보유액으로 쌓이게된다.
이에 앞서 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는 28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위기 극복 방안으로 3,00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통화기금」설립을 일본정부에 공식 제의했다.
金총리와 오부치 게이조(小淵 惠三) 일본총리는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시로야마(城山)호텔에서 각료간담회를 갖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방일때 서명한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과 행동계획 실천방안,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방안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金총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이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지원을 받고 있다』며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방안으로 아시아 통화기금(AMF:ASIAN MONETARY FUND) 설립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오부치 총리는 이에 대해 『잘 알겠다』며 『앞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한 한·일 투자협정 체결을 위한 예비교섭을 갖기로 합의했으며 아시아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방안을 포괄하는 「차관급 경제정책대화」를 내년에 서울에서 갖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