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질병 비발생지역 국가→지역 축소를"

WTO등 주장…광우병 발병국서 소 수입해야 할수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세계무역기구(WTO) 위생검역위원회(SPS)에서 ‘동식물 질병 비발생 지역 인정 문제(일명 ‘지역화 인정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화 인정이란 A국가에서 구제역이 발견돼도 그 국가 내 비발생 지역은 청정 지역으로 인정, 그 지역의 농축산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는 A국가에서 질병이 발생하면 지역에 상관없이 해당 국가 전지역의 농축산물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비발생 지역 소는 수입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셈이다. 따라서 이는 우리나라 같은 농축산물 수입국에 불리한 조항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난 3월27~31일 열린 WTO SPS 회의에서는 유럽연합(EU)이 지역화 인정을 적극 주장하고 나섰다. 당초 농축산물 수출국가인 중남미에서 주로 주장했으나 EU까지 가세, 지역화 인정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WTO 회의에서 지역화 인정 문제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이다. 미국의 경우 농축산물 수출국이면서 동시에 수입국이다 보니 WTO 다자회의에서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반면 미국은 우리와의 FTA에서는 지역화 인정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미국은 쇠고기ㆍ낙농제품 등을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최대 농축산물 수출국이다. 지역화 인정이 이뤄지면 광우병, 조류 인플루엔자 등 동식물 질병으로부터 미국산 농축산물 수출의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지역화 인정이 이뤄지면 미국에서 축산물 질병이 발생해도 전면적으로 수입을 금지할 수 없는 등 적잖은 문제가 된다”며 “한미 FTA에서 미국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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