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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마의 600선을 넘긴 코스닥지수가 올 들어 처음으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650포인트를 돌파했다. 현재 코스닥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종목들이 바이오·핀테크주 등으로 과열보다는 미국 나스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이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3조4,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난 신용융자잔액이 보여주듯 개인투자자들의 쏠림현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3%(9.18포인트) 상승한 651.05에 거래를 마치며 6년 9개월 만에 65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지수가 65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08년 6월2일(650.11)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1억원, 73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이끌었고 개인은 89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068270)이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14.95%)까지 오른 7만6,100원에 거래를 마쳐 이날 하락한 다음카카오(035720)(-1.73%)와의 격차를 벌리며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지켰다. 이날 셀트리온의 급등은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글로벌 판매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급등한 셀트리온뿐만 아니라 경남제약·메타바이오메드·오스코텍·테라젠이텍스·대화제약도 상한가로 치솟으며 이날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5,472.17포인트를 기록해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처럼 코스닥지수가 연초 이후 20% 이상 급등하자 일각에서는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1%대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미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몰리면서 코스닥 열기를 끌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3,021억원을 순매수 하는 등 외국인과 기관 대비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899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신용융자잔액도 8배 이상 큰 코스피시장을 초월한 지 오래다. 지난 24일 기준으로 코스닥 신용융자잔액은 3조3,893억원으로 코스피(2조9,669억원)를 웃돌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코스닥 상승세를 단순 과열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의 본질과 거리가 먼 요인으로 자산가격이 형성된다면 과열로 판단할 수 있겠지만 현재 코스닥시장은 업종별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고 수급도 뒷받침되고 있다"며 "신용융자잔액 역시 코스닥시장이 그만큼 가치가 있는 투자처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늘어나는 것으로 코스닥 과열 기준으로 삼기에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을 이끌고 있는 종목들은 바이오·핀테크주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다"며 "미국 나스닥과 비슷한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종목을 비롯한 중소형주 강세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변수에 큰 영향을 받는 대형주보다 경기회복에 따라 성장 모멘텀이 높은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아직까지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지속에 따른 신흥국 내 한국 비중의 일부 확대로 해석할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는 어닝시즌 전후까지 대형주의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