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비리의혹의 중심인물로 지목되는 이영로씨의 부인과 아들이 지난 8월 `머거본`브랜드로 잘 알려진 부산의 식품회사 우성식품㈜ 지분을 인수, 최대주주로 올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우성식품에 따르면 이씨의 아들과 부인 배모씨는 각각 이 회사 주식 110만주(지분 12.16%)와 58만주(6.41%)를 취득, 합해서 18.57%의 지분을 지니고 있다. 이들 모자는 지난 8월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 3자 배정과 장내 주식매수를 통해 최대주주가 됐으며, 주식 매입에 총 17억8,800만원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우성식품의 이미하 대표이사는 “지난 8월28일 주금 납입을 마치고 최대주주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내막은 모르지만 어렵게 화의를 졸업하고 재출발하는 단계에서 이번 일로 구설에 오르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반갑지는 않다”고 말했다.
우성식품은 지난 98년 부도를 내고 화의절차에 돌입, 지난해 4월 화의를 졸업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500만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10월 이사회를 새로 구성해 현재는 IT기업인 넥스티어와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이 대표는 “최대주주인 이들 모자는 지난 8월 증자 참여 과정에서 지분을 1년간 증권예탁원에 보호 조치 시켜놓은 상태”라며 “합병비율이 얼마가 될 지는 모르지만 곧바로 주식을 처분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이씨가 부인과 아들을 내세워 최근 화의에서 졸업해 자금력이 취약한 우성식품을 인수했다고 보고 있지만, 대검이 최도술씨 비리와 관련, “최씨가 받은돈중 2억원을 이영로씨가 본인명의로 주식을 매입하는데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어 우성식품 인수가 최씨 비리와는 무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성식품은 지난 67년 최정환 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97년 미 본사 진출 전까지 코카콜라를 생산ㆍ판매했으며 현재는 `머거본` 브랜드로 너트와 스낵, 육포, 과일 가공통조림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달 17일 이 대표 취임 이후 부산 본사건물을 매각하고 서울 사무소로 본사 기능을 이전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