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학노트] 야채의 빛깔과 효능

이상택(안양병원 이사장)당근이나 호박의 적황색은 카로틴이라는 색소인데, 그것은 항산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또한 노랗게 물든 은행잎은 키산토필이라는 색소인데, 그 색소에도 항산화력이 있다. 식물은 광합성을 하기 위해 햇볕을 필요로 하는 바, 햇볕을 쬐면 활성산소가 생겨나기 때문에, 그 파괴작용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기 위하여, 스스로 항산화 물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비타민E·C 등이 그러한 자기방어를 위한 항산화 물질인데, 식물을 물들이고 있는 카로틴이나 키산토필 역시 강한 항산화력을 발휘한다. 최근에 카로틴이 암을 억제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이 판명되어 각광을 받고 있다. 식물이 자기방어를 위해서 만들어낸 항산화 물질을, 우리들 인간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복어살의 핑크색이나 도미의 붉은색, 새우나 게의 붉은 것, 계란 노른자위 등은 식물에세서 물려받은 항산화력을 지니고 있다. 카로티노이드라면 카로틴과 키산토필의 총칭인데, 그것은 활성산소 제거작용이 몹시 강하다. 따라서 그것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식품, 예컨대 당근 호박 계란 노른자위 등을 매일 먹고 있으면 암 예방식의 중점이 된다. 그 밖에도 식물의 색소중에는 항산화성을 훌륭하게 발휘하는 것이 있다. 식물의 열매나 꽃의 빛깔을 제공하고 있는 플라보노이드라는 색소에도 활성산소 제거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은행잎의 플라보노이드는 상처난 모세혈관을 회복시켜, 새로운 혈류로를 만든다고 하여, 유럽에서는 순환기 계통의 의약품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물론 활성산소 제거작용도 있다. 사과나 감자의 껍질을 벗겨 놓으면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것은 폴리훼놀 화합물이 효소작용으로 변한 것이다. 폴리훼놀 화합물로서 잘 알려진 것으로 카테킨류와 타닌이 있는데, 여기서도 훌륭한 활성산소 제거작용이 확인되었다. 카테킨과 타닌이 함유된 녹차가 주목되는 까닭을 알 수 있다. 식물에는 비타민C·E 외에도 카로티노이드·플라보노이드·폴리훼놀 등 뛰어난 항산화력을 지닌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햇볕을 쬐는 식물은 이처럼 자위수단을 취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여러가지 빛깔의 야채를 먹으라고 권장하는 것도 식물의 빛깔이 뛰어난 항산화력을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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