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산업화`의 흐름이 대형에서 중소형급으로 확산되면서 기반을 확실히 다져가고 있다.
◇중형 뮤지컬로 유입되는 투자자본=외산 초대형 뮤지컬에 몰리던 투자자가 넘치면서 자연스럽게 중형 뮤지컬에도 돈이 모이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시작돼 `캐츠`로 정점에 달한 뮤지컬의 산업성이 이제 어느 정도 공신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소형급 극단의 입장에서도 막대한 제작비로 무장한 대형 뮤지컬과 맞서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변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성공 확률이 `10대 1`이라는 영화 산업과는 달리 꾸준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도 뮤지컬의 매력. 공연은 제작 완성도와 비례해 관객이 드는 편이어서 대박은 드물지만 그만큼 실패 리스크도 적다는 게 업계의 공론이다. 중형 뮤지컬의 또 다른 장점은 자금 회수기간이 짧다는 데 있다. 장기공연이 필수적인 대형 뮤지컬과는 달리 중형급 뮤지컬은 공연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지 않아 투자자금 회수에 걸리는 시간도 짧다.
◇뮤지컬 계의 변신=`넌센스` `풋루스` 등 역량있는 뮤지컬을 다수 선보여 온 `뮤지컬컴퍼니 대중`은 오는 8월 가족 뮤지컬 `피터팬`(8일~18일)으로 일대 변신에 나선다. 설립 후 처음으로 `스톡플랜``부산창투` 등으로부터 약 23억원의 투자를 받아 제작에 나선다.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공연될 이 작품은 체육관 1층과 객석 1층을 모두 무대로 꾸미고 와이어 액션을 통해 `날아다니는 피터팬`도 재현한다.
소극장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로 1,000회 공연 돌파를 기록한 `오디 뮤지컬컴퍼니`는 투자사 제투와 함께 뮤지컬 `그리스` 앙코르 공연(8월8일~31일ㆍ동숭아트센터)을 기획한다. 오디뮤지컬컴퍼니는 또한 최근 사무실에 보컬 연습룸까지 갖추고 향후 뮤지컬 배우를 육성ㆍ관리하는 매니지먼트 사업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컬트삼총사`출신 개그맨 정성한은 쇼뮤지컬 `펑키펑키`를 8월15일부터 상설 공연한다.정태우 , 가수 별, 심태윤, 김지혜 등 연예인이 대거 등장하는 이 작품은 명동에 위치한 전용극장 `펑키 하우스`(구 코리아극장)에서 진행된다. `IMM창업투자`로부터 초기 제작비 15억원을 지원 받았고 최근 청담시어터(구 난타 강남전용관)를 인수한 우림건설이 극장 리모델링 비용을 전액 제공한다.
또한 최근 구 난타 강북전용관을 임차, 365일 상설 공연을 실시한다고 밝힌 타악 퍼포먼스 `도깨비스톰` 역시 투자사 제투와 공동으로 제작 협력에 나선다. 제투는 공연 전반을 함께 조율하는 동시에 도깨비 스톰의 브로드웨이 입성 등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업계 영향=이런 산업화의 흐름을 투자사가 아닌 중견 뮤지컬 업체가 주도중인 점도 일단은 긍정적인 요소. 하지만 지나치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올 상반기 공연계가 큰 불황을 겪었던 것은 경쟁작이 너무 많았다는 데서 그 원인을 찾는 목소리도 많다. 전 같으면 한해에 몇 편 등장했을 만한 수준의 작품들이 상반기에만 6~7편 이상 쏟아져 나오며 객석 점유율 하락을 부채질했다는 것. 스타시스템 의존 현상도 풀어가야 할 숙제다. 자본의 특성상 투자금을 확실히 보장해 줄 스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상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공연 완성도나 제작 환경 모두에 장기적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독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